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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조지프

조지프 콘래드 - [불안한 이야기들] (제1단편집) : Joseph Conrad - [Tales of Unrest]

by 길철현 2016. 10. 6.

 

1. Tales of Unrest (1898)

 

* Karain, A Memory (1603-) (160320)

말레이를 배경으로 한 작품. 이 작품의 주인공의 면모는 [로드 짐]에 나오는 죽은 아들의 아버지. ‘로드 짐을 죽이는 그 세력가와 많이 닮아 있다. 작품의 내용 자체는 상당히 낭만적이고 심리적인 것이다. 말레이의 작은 부족의 족장인 카레인의 젊은 시절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핵심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백인과 결혼한 여동생을 살해하기 위해 Pata Matara와 그의 친구인 Karain은 동남아 전지역을 떠돌다가 마침내 여동생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고난의 여정 동안 그녀의 이미지에 사로잡히고 만 Karain은 결정적인 순간에 Pata를 배신하여 그를 죽게 만들고 만다. 그래서 이후 그는 Pata의 령에 시달리게 되고 만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콘래드는 이 이야기를 단선적인 방식으로 처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의 서사 전략에도 좀 주목할 필요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하게 드러나는 것은 배신의 문제이다.

이 작품 집에 실린 다섯 편의 작품 중에 이런 배신의 문제가 두드러진 주제가 되는 작품이 이 작품과, The Lagoon, The Return 등 무려 세 편이나 된다. 그것이 오이디푸스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것인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한 작업이리라.


* The Idiots

(160310) 콘래드가 막 결혼을 하고 브래타니 지방에 신혼집을 차렸을 때 겪은 일을 극화한 작품. 연달아 백치를 낳은 여인이 남편을 살해하고 자신도 죽고만다는 끔찍한 이야기. 이 이야기가 지닌 정신분석적 의미는 마이어가 중요하게 언급.

 


* An Outpost of Progress

(160310) "Heart of Darkness"와 그 배경을 같이 하는 작품. 읽은 지 오래 돼서 - 당시에 느낌을 정리해 둔 것이 어디 있을 것도 같은데 - 지금 생각으로는 허겁지겁 읽느라 제대로 소화를 못했던 듯한데 - 거의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교역소를 지키고 있던 두 백인 남자가 결국에는 서로를 죽고 죽이는 역시나 끔찍한 내용의 이야기였다. (수정 - Kayerts가 Carlier를 우발적으로 죽이고, 자신은 자살하는 이야기. [암흑의 핵심]과 소재와 주제면에서 유사한 면이 있다.)

(이 작품을 보면 아체베의 콘래드에 대한 비판이 지나친 것이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고 누군가가 지적했다.)

[Conrad 1 -- 읽은 기록]


[줄거리]


공간적 배경은 아프리카 오지에 있는 어느 교역소이고, 시간적 배경은 구체적으로 언급이 되고 있지는 않지만 작품 발표된 시기와 동시대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콘래드가 콩고를 방문한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1890년 정도이다). 이 교역소를 처음 맡았던 인물이 열병으로 죽자, 케이어츠(Kayerts)와 칼리어(Carlier)라는 두 백인이 이 교역소를 맡게 된다. 케이어츠가 책임자(chief)이고 칼리어는 부책임자(assistant)이다. 케이어츠는 전신 회사에 다니다가 딸의 지참금을 마련하기 위해, 또 하사관 출신으로 제대한 다음 빈둥거리던 칼리어는 매부(brother-in-law)에 의해 이 머나먼 땅으로 오게 된 것이다. 이 교역소에서 일하는 또 다른 인물은 흑인으로 이름은 헨리 프라이스(Henry Price)인데, 마콜라(Makola)라고 불린다. 그는 영어와 불어를 할 줄 알았고, 교역소의 일을 실질적으로 처리하는 그런 인물이었다.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땅에 남겨진 이 두 백인(이 두 사람은 소장(director)으로부터 쓸모없는 인물로 치부된다)은 처음에 만약 상대방이 죽으면 육개 월 뒤 증기선이 들어올 때까지 홀로 남겨지는 끔찍한 상황을 맞게될 것을 두려워하여, 서로를 소중한 존재로 여긴다. 흑인들과의 교역도 별로 없고 그들을 감시하는 사람도 없어서 두 사람은 게으름의 늪에 빠지게 되고,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 전에는 읽지 않던 소설을 읽고 서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또 신문을 읽으면서는 자신들이 이 오지에 '문명'의 등불을 밝힌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진다.


때때로 이웃 마을의 족장인 고빌라(Gobila)가 찾아오는데, 서로 의사소통은 되지 않지만(고빌라는 백인들이 모두 비슷하게 생겨서 형제이면서 또 동시에 불멸의 존재라고 믿는다), 백인들에 호의를 가진 고빌라 덕택으로 부족민들이 먹을 것을 가져다 주어 두 사람은 한 동안 풍족한 생활을 한다.


이런 생활이 5개월 정도 지났을 때, 총으로 무장한 낯선 흑인들이 이곳으로 온다. 이들은 마콜라의 아내의 동향 사람으로 로안다(Loanda) 출신이었다. 마콜라는 교역소에 별다른 교역이 없던 차에 이들이 아주 멋진 상아를 주겠다고 하자, 교역소에 속한 흑인 일꾼들 열 명을 캐이어츠와 칼리어의 허락도 없이 이들에게 넘겨 버린다(마콜라는 두 사람에게 이들이 멋진 상아를 가지고 왔다는 사실은 말하지만, 그 댓가로 이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는 거짓말을 한다). 그는 일꾼들을 야자술(palm wine)에 취하게 한 다음 이들에게 넘기는데, 이 와중에 술 자리에 함께 했던  고빌라 마을의 사람 한 명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 또 몇몇 고빌라 마을 사람들도 같이 이들에게 넘겨 버린다.


이 사건으로  그 동안 사이가 좋았던 두 백인과 고빌라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는 완전히 단절이 되고 만다(고빌라 마을에서는 복수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족장인 고빌라가 신중하게도 관계를 단절하는 쪽을 택했다). 고립된 두 사람은 쌀과 커피만으로 버티면서 증기선이 들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증기선 한 척이 난파되어 소장은 보다 중요한 교역소를 들러느라 이곳에 오는 것은 자꾸만 지체되고 있었다.


캐이어츠와 칼리어는 코냑 반 병과 마지막 남은 설탕은 아플 때를 대비해 따로 보관해 두었는데, 더 이상 견디다 못한 칼리어가 캐이어츠에게 설탕을 요구하자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일어난다. 칼리어가 캐이어츠를 쫓고 다리가 부은 캐이어츠는 억지로 달아나다, 두려움 속에서 칼리어를 우발적으로 쏘아 죽이고 만다. 나중에 보니 칼리어는 총을 갖고 있지도 않은 상태였다.


마콜라는 캐어어츠에세 칼리어가 열병으로 죽은 것으로 말했지만,  여러 가지 상념이 스쳐지나가는 가운데 캐이어츠는(마지막엔 "도와 주세요! . . . 하느님"하고 외치기도 한다) 결국에는 첫 번째 책임자의 무덤에 놓인 십자가에 목을 매 자살하고 만다. 마침내 이곳에 도착한 소장은 목맨 캐이어츠카 '부푼 혀'를 내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 The Return [160320]

꽤 긴 단편인 이 작품은 초기 작품임에도 그 배경이 영국, 런던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작품 도입이 런던 기차 이야기로 시작되어 상당히 우리 시대와 가깝다는 느낌을 준다. The inner circle train from the City) 이 작품은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믿던 Alvan Harvey가 직장에서 돌아왔다가 아내가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서 떠난다는 편지를 읽고는 큰 충격에 빠진다. 그런데, 이내 아내가 돌아오자 그는 자신의 심적 동요를 극복하고 아내를 용서하기로 한다. (그의 동요의 상당 부분은 사람들 입에 자신의 이야기, 즉 이 스캔들이 오르내리는 것이 극도로 싫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건을 계기로 그의 아내는 더 이상 예전처럼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알 수 없는 미스터리가 되고 그는 이것을 견딜 수가 없어서 집을 떠나고 만다.

이 작품은 일종의 심리 소설로서 충격을 당한 주인공의 내면을 집요하게 추적하려 애쓰고 있다. 아내의 심리도 어느 정도는 따라가고 있으나 남자 주인공의 그것만큼 자세하게 묘사되지는 않는다. 이 작품 또한 오이디푸스나, ‘타자의 욕망,’ 분리 등 정신분석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는 점들이 많이 보인다. (이 작품 역시도 일독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당대 중*상류층 부부의 속물적인 면에 대한 사실주의적 비판을 넘어서서 보다 심층적인 면모를 살펴보려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뚜렷하다.)


* The Lagoon

말레이 반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 금지된 사랑을 한 Arsat이 사랑하는 여인과 지내기 위해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내건 brother마저 사지에 두고 달아난다는 이야기. 그 여인마저도 죽고 길을 떠나야 하는 Arsat이 익명의 백인 친구(Tuan이라고 부르는)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형식.

초기 작품답게 단순하고, 낭만적인 내용이다. 남녀 간의 사랑이 큰 시련에 부딪히는 흔한 소재인데 [Almayer's Folly]에서는 그 사랑의 반대자가 올메이어 자신이다. 자신의 딸과 데인의 사랑을 반대. 좀 심도 있는 사고를 찾아보기는 힘들고, 여인과 탈출을 시도하고 또 추격자와 맞서 싸우는 장면이 박진감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