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yphoon
[태풍, 탐욕, 생존]
이 작품에 대해서 두 가지 평을 읽은 기억이 있다. 하나는 태풍 속에서 살아나는 단순한 생존기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태풍에 직면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정신을 잘 그려내 뛰어난 작품이라는 상반된 평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서 큰 상징적 의미 등을 찾아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맥훠(MacWhirr) 선장은 로빈슨 크루소처럼 부모 몰래 뱃사람이 된 인물인데, 상상력이 부족한 무미건조한 인물이다. 대신에 그는 선장으로서의 자신의 임무에는 누구보다도 충실한 그런 인물이다. 200명의 중국인 노동자를 싣고, 푸저우로 가는 길에 태풍을 만나 엄청난 곤경에 처하지만 그래도 무사히 항구에 도착한다는 것이 작품의 줄거리이다. [The Nigger of the Narcissus]에서 보았던 것처럼,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난 태풍 장면의 생생한 묘사 외에도, 중국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임금이 들어 있는 체스트(상자)가 태풍 때문에 열려져 돈이 뒤섞이고 마는 혼돈이 이 작품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맥훠의 둔한 듯하지만 강인함이 태풍을 이겨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맥훠는 [로드 짐]과는 어떻게 보자면 대조되는 인물이다. 자신의 배와 운명을 같이하는.)
이 작품에서 이 밖의 다른 점은 느끼기 힘들지만, 콘래드가 여성을 비하하는 측면은 [Heart of Darkness]에 이어 여전하다는 패턴을 엿볼 수 있다. [암흑의 핵심]에서 벨기에에 있는 커츠의 약혼녀가, 커츠나 말로가 콩고에서 겪은 사실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작품에서도 맥훠 선장의 부인은 그가 죽음과 대면하고 그것을 이겨냈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처럼 여성을 타자화해버리는 것은 콘래드 작품에서 다소 발견된다.
- Omens were as nothing to him, and he was unable to discover the message of a prophecy till
the fulfillment had broght it home to his very door. (13) [from 'Typhoon' by Joseph Conrad] (Wordsworth. 1998)
(징조란 그에겐 아무것도 아닌 것과 마찬가지였다. 거기다 예언의 메시지가 자신에게 정말로 실현되기 전까지는 그는 그것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조지프 콘래드의 '태풍' 중에서]
- This is the disintegrating power of a great wind: it isolates one from one's kind. An earthquake, a landslip, an avalanche, overtake a man incidentally, as it were without passion. A furious gale attacks him like a personal enemy, tries to grasp his limbs, fastens upon his mind, seeks to rout his very spirit out of him. (36)
2. Amy Foster
(현재의 공부 속도로는 10년이 지나도 논문을 완성하기 힘들 듯하다. 조금씩 논문 쪽으로 내 삶의 중심축을 돌려야 한다.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탁구, 라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론이 다시 부상이 된다.)
[Sclavonia / Austria]
the only living soul -135
콘래드의 단편 중 비교적 짧은 이 작품에서는 '고립된 존재'라는 그가 자주 다루는 주제가 반복되고 있다. 작품의 전개 방식 또한 그가 널리 쓰는 방식으로, 화자의 친구인 의사 Kennedy가 이야기를 전해주는 형식이다. 작품의 제목은 Amy Foster이지만, 이 작품의 실제 주인공은 Yanko Goorall이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가는 배를 탔다가 배가 난파되는 바람에 유일하게 살아남아 영국의 시골에 정착하게 된 오스트리아의 시골 출신이다. (콘래드 생존 당시 폴란드의 일부는 오스트리아의 식민지였고, 오스트리아 땅에서 콘래드가 어린 시절 얼마간 살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말도 안 통하고, 그래서 거지, 미치광이 취급을 받던 그는 에이미 포스터의 '동정'(pity)으로 인간적인 대우를 받는다. 머리도 부족하고 외모도 볼품이 없는 포스터였지만, 그로서는 이 낯선 땅에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인물이었기에 결혼을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두 사람의 생활 양식의 차이로 불화로 치닿고, 결국 병든 그를 에이미가 제대로 돌보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큰 줄거리이다.
이 작품과 이 작품 다음에 실린 Falk의 주인공 남자가 처한 상황은, 가족들이 모두 죽고 고국도 버린 채, 홀로 이국 땅에서 생활을 해야 했던 콘래드의 상황을 약간 변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여기다 젊고 외모도 그렇게 빠지지는 않지만, 지적으로는 콘래드와 아주 동떨어진 제시와 결혼해야 했던 점도 마찬가지로 적용해 볼 수 있다). 두 작품에서 여성은 다르게 묘사되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남자 주인공을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는 존재로, Falk에서는 일종의 원죄 의식을 지닌 Falk를 구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변형을 하긴 했어도 콘래드의 주인공의 모습에서는 콘래드의 자취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콘래드가 이국 생활에서 느껴야 했던 이질감이 반영되어 있다.)
[재독]
119) When sharply spoken to, she was apt to lose her head at once; but her heart was of the kindest. She had never been heard to express a dislike for a single human being, and she was tender to every living creature.
122) He was so different from the mankind around that, with his freedom of movement, his soft--a little startled, glance, his olive complexion and graceful bearing, his humanity suggested to me the nature of a woodland creature. He came from there.
124) It is indeed hard upon a man to find himself a lost stranger, helpless, incomprehensible, and of a mysterious origin, in some obscure corner of the earth.
129) 영어를 배웠지만 억양은 독특
with that singing, soft, and at the same time vibrating intonation that instilled a strangely penetrating power into the sound of the most familiar English words, as if they had been the words of an unearthly language.
132) 에이미 포스터가 일하던 집의 주인인 스미스 - 양코가 미쳤다고 생각(the man's essential insanity)
133) 미국 이민자를 모집한 것은 일종의 사기
135) the only living soul
136) He had approached them as a beggar, it is true, he said; but in his country, even if they gave nothing, they spoke gently to beggars.
141) an overwhelming loneliness seemed to fall from the leaden sky of that winter without sunshine.
141) There was nothing here the same as in his country! The earth and the water were different; there were no images of the Redeemer by the roadside. The very grass was different, and the trees.
[뿌리 뽑힌 존재로서의 콘래드. deraince. [진보]의 주인공들이 느끼는 고립감, 낯설음 또한 콘래드의 공통적인 주제이다. 이 부분은 모두 실재계와 연결이 되는가?]
142) the instinctive love of life which it takes all the strength of an uncommon despair to overcome.
145) He was different: innocent of heart, and full of good will, which nobody wanted, this castaway, that, like a man transplanted into another planet, was separated by an immense space from his past and by an immense ignorance from his future.
147) She and I alone all in the land, I fancy, could see his very real beauty.
151) I discovered he longed for their boy to grow up so that he could have a man to talk with in that language that to our ears sounded so disturbing, so passionate and so bizarre.
- these mountaineers do get fits of home sickness.
[집에 편지라도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편지를 보내는 것조차 그렇게 어려웠던가?]
154) a wild creature under the net ; of a bird caught in a snare
3. Falk ; A Reminiscence
Falk - Dane or Norwegian
to mate with such a monster (130) Wordsworth Classic
The best man shall survive (140)
이 작품은 콘래드의 많은 작품과 마찬가지로 도입부가 상당히 지루하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도달하기 위해서 그는 세부상황을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축적시킨다. 힘은 있으나 고독하고 성격적으로도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는 인물로 비치는, Falk라는 인물에 콘래드는 인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애를 쓴다.
[에이미 포스터]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을 했지만, 이 작품 또한 콘래드가 처한 '고립적 상황'을 변형해서 보여주고 있다. 작품은 심리적 거리감을 확보하기 위해서 아주 예전에 일어난 일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Falk는 화자를 연적으로 오해하지만, I는 그 오해를 풀어주려 애쓰며, 오히려 헤르만의 질녀에 대한 그의 사랑을 도와주려 한다. 이 결함이 많은 인물이, 사실은 사람들의 오해 속에 휩싸여 있으며, 그가 처했던 극한적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인육을 먹어야만 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에 대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
콘래드는가 이 작품을 통해 조국을 버리고 떠나야만 했던 자신의 선택과 그것의 불가피성, 그에 따른 죄의식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Falk가 인육을 먹은 것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인가, 자신의 친척 중의 한 분이 개를 잡아서 먹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식민지 항구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비인간적이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Schomberg는 [Victory]에 다시 등장하여 주인공을 파멸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콘래드에게 있어서 글쓰기가 치유의 과정이었는지, 아니면 자신의 내면 세계를 펼쳐보이는 장이었는지, 아니면 둘 다였는지. 콘래드의 작품에 흐르는 저류를 잘 포착해내는 것이.)
4. To-morrow (160804)
대략적으로 말해서, 사실주의 소설이 대체로 중산층을 주인공으로 하고, 자연주의 소설이 대체로 하층민을 주인공으로 하는 반면에, 모더니즘 소설은 정신이상자나 기벽이 있는 인물을 소재로 한다고 하면, 콘래드의 단편들은 그 기법면에서는 때때로 복합 관점을 써서 사실주의 작품에서 다소 벗어나는 면이 있다고 해도, 크게 볼 때는 사실주의 기법에서 멀리 나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소재면에서는 모더니즘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물론 전제 자체가 정말 그런가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도 특이하다. 집 나간 아들을 기다리며 자신의 여생을 보내지만, 정작 아들이 돌아오자 그 아들을 몰라보는 정신이 다소 나간 Hagberd 선장. 이 선장의 옆집에 사는 노처녀, Jasiah Carvil. 그리고 돈이나 좀 얻을까 하고 집에 들렀다가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아버지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는 Harry.
쉽게 생각하자면 콘래드의 단편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되풀이이고, 부모가 죽고 자신이 버려야만 했던 조국에 대한 감정들의 재해석이다.
이 작품에서는 고립된 채 불행한 삶을 계속 이어나가는 인물들인 Hagberd와 Jasiah, 그리고 자유를 찾아 집을 떠났지만 역시 곤고한 삶을 이끌어나가는 Harry의 모습이 때로는 대비되면서, 또 때로는 동질감 속에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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