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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류봉(404m) 일곱 번째(20221026 - 27)월류봉 둘레길 - 여울소리길, 산새소리길, 풍경소리길

by 길철현 2022. 10. 28.

칼산 절벽을 따라 데크 다리길을 조성했다.

[월류봉 둘레길 소개] 

영동군에서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약 2년에 걸쳐 월류봉 광장에서 반야사에 이르는 월류봉 둘레길을 조성하였다. 또 2021년에는 2코스(산새소리길)에 기존의 둘레길과는 별개의 데크길을 완공하기도 했다. 이 둘레길은 총 길이가 8.4킬로 정도인데, 초강천을 따라 월류봉 광장에서 원천교에 이르는 5백여 미터 정도를 제외하고는 석천을 따라 형성되어 있으므로 석천길로 명명해도 무방하지 않은가 한다. 이 둘레길은 총 3개의 코스로 되어 있다. 

 

1코스, 여울소리길(월류봉 광장 - 원천교 - 완정교) (2.7km)

2코스, 산새소리길 (완정교 - 목교 - 백화마을 - 우매리) (3.2km)

3코스, 풍경소리길(우매리 - 반야교 - 관음상 - 반야사)(2.5km)

 

칼산 절벽 아래 데크길과 산길로 이루어진 1코스 '여울소리길'은 우측의 산세도 수려하고 석천의 풍광 또한 아름다우며, 2코스 '산새소리길'은 완정교에서 목교에 이르는 구간이 데크길이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데크길을 내려온 다음은 시골길을 걷는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3코스 '풍경소리길'에서는 반야교를 건너면서부터 석천에서 좀 벗어나 숲길을 걷게 되고, 반야사에 이르면 보물인 삼층석탑과 5백 년 된 배롱나무, 꼬리를 치켜 세운 호랑이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너덜지대 등을 보게 된다. 또 문수전에 올라 바라보는 백화산 또한 일품이다. 

 

 

국제신문

(스포츠 동아)

물소리를 벗 삼아 걷는 다정한 길. 바로 월류봉 둘레길이다. 월류봉은 황간면 원촌리에 있는 약 401m 높이의 봉우리로 한천팔경(寒泉八景)의 제1경이다. 깎아지른 절벽산 월류봉 아래로 맑은 초강천(草江川)이 휘감아 돌아 금강으로 이어진다. 한천팔경은 월류봉 주변의 8개의 경승지를 이르는 말로 이곳에 우암 송시열(1607~1689)이 머물렀던 한천정사가 있어 한천팔경이라 불리게 되었다.

월류봉(月留峰)은 ‘달이 머무는 봉우리’란 뜻으로 달님도 쉬어갈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실제 음력 15일 밤이 되면 월류봉 능선을 따라 머물다 흐르듯이 사라지는 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월류봉에서 앞으로 내달리듯 뻗은 절벽엔 화폭에 담긴 듯한 ‘월류정’이 자태를 뽐내고 오른쪽엔 백사장이 펼쳐진다.

월류봉 주변에는 물 맑은 하천을 따라 월류봉 둘레길이 조성돼 있는데 길이 완만하고 다양한 풍경을 지녀 사시사철 걷기 좋다. 둘레길은 월류봉 광장을 출발해 반야사까지 이어지는 8.4㎞ 산책길로 총 3구간으로 나뉜다. 기암괴석의 절경과 울창한 숲길,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진다. 둘레길을 함께 하는 청아한 물소리를 벗 삼아 걷는 길이 꽤나 근사하다.

1구간 여울소리길(2.6㎞)은 월류봉과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길로 월류봉 둘레길의 대표 코스다. 대부분 완만한 숲길이지만 가파른 산비탈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 구간도 있다. 걸음을 따라 들리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저절로 힐링되는 느낌이다. 2구간 산새소리길(3.2㎞)에서는 완정마을과 백화마을, 우매리를 거치며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마지막 구간인 풍경소리길(2.5㎞)은 반야교를 지나 백화산을 올라 편백 숲과 전망대, 신라시대 고찰인 반야사를 지난다. 아담한 사찰에는 보물인 삼층석탑과 500년 된 배롱나무, 절벽 위에 아찔하게 서 있는 문수전 등이 있다. 사찰 뒤편 산허리에 꼬리를 치켜든 호랑이 모양의 거대한 돌무더기가 특이하다.

 

[탐방기]

- 1코스, 여울소리길(월류봉 광장 - 원천교 - 완정교) (2.7km)

(20221026) (달이 머무는 집) - 월류봉 광장 - 원천교 - 원촌동1길 - 월류봉 광장 

 

이날 초강천변 길에서 만초평보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 월류봉 5봉 하산길로 내려온 뒤 다음날 '월류봉 둘레길'을 왕복하는 대장정?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려 미리 원천교까지 걸어갔다가 원천동1길(원천리 마을길)을 따라 광장으로 왔다. 여울소리길의 출발점을 월류봉 광장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인 듯한데 네이버 지도에는 '달이 머무는 집' 오토캠핑장까지로 잡고 있어서 그곳도 추가해 보았다. ('달이 머무는 집'에서 만초평보까지의 초강천변길은 둘레길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나 고요한 천과 월류봉을 바라보며 고즈넉하게 걷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초강천변 길로 들어가는 길에 찍음. 한 시 삼십 분 경.
다섯 시 이십 분 경.
1봉의 웅장한 절벽
사군봉 자락과 원천교
경로당
벽화도 좋지만 수리가 급해 보인다.

(20221027)

월류봉 주변과 이제 좀 친숙해져서 이날의 대장정을 원천교에서 시작하기로 생각하고 백화산로로 들어가는 공터에 차를 주차하기로 잔머리를 썼다. 그런데, 자동차 두 대가 이 공간을 선점하고 있어서 부득이 원촌동1길로 들어가 빈 공간에 차를 주차한 뒤 출발했다. 날은 흐린 대신에 기온은 걷기에 적당했다(17-18도?). 월류봉 광장에서 원천교 부근에는 단체로 온 분들인지 평상복 차림의 사람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는데, 원천교를 지나고 나니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12시 46분 출발
이 개는 짖지도 않고 모델이 되어줄 듯하다가 카메라를 들이 미니 달아나려 했다.
초강천 중간에 꽤 큰 바위가 하나 눈에 띈다. 석천이 초강천과 합류하는 지점.
사군봉 자락을 따라 데크 다리길을 조성했다.
초입은 평탄한 산길인데 곧 데크길로 이어진다.
멀리 백화산이 보인다.

 

완정교

 

1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화장실이 하나 마련되어 있어서 다소 힘들어 하는 장을 시원하게 비워냈다. 휴지도 잘 갖춰져 있고 다 좋았는데 세면대에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럴 수가. 

- 2코스, 산새소리길 (완정교 - 백화마을 - 우매리) (3.2km)

백화산 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이 둘레길은 원래 오른쪽에 석천변을 따라 이어지는 둘레길을 작년(2021)에 새롭게 조성했다. 데크 다리길로 이어지는 이 코스는 무장애구간이라 휠체어를 타는 분들도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 

 

이 부분은 그늘이 져서 다소 쌀쌀했는데 옷을 꺼내 입기가 귀찮아 그냥 걸었다. 산새 소리가 별로 들리지는 않았으나 석천을 조망하며 산자락을 따라 걷는 길은 큰 비경은 없어도 저절로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목교, 다른 이름은 없는 듯.
석천에는 유난히도 보가 많다.

이 보를 기준으로 데크길은 끝이 나고 소로로 이어진다.

백화교

- 3코스, 풍경소리길(우매리 - 반야교 - 관음상 - 반야사)(2.5km)

둘레길은 반야교를 건너서 걸어가는 것이 맞는데 잘 모르고 백화산로를 따라 반야사로 들어갔다. 하지만 나오는 길에는 둘레길을 걸었다. 

석천에는 보가 유난히도 많은데 반야사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이 보 주변의 풍광이 제일 아름답다. 단풍이 들어서 특히나 색깔이 고운데다 물에 비춰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듯했다.

- 반야사

왠 벌집. 벌들은 이미 오래 전에 떠난 듯.
반야사 경내

반야사 경내에 도착한 시각은 3시 5분. 2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오늘 길에 중간중간 사진을 찍느라 속도는 느렸지만 따로 휴식 시간을 갖지는 않았으니 대충 이 정도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한다. 반야사는 이 번이 세 번째 찾는 셈이 되는데, 산 중턱 어딘가에 있어서 그냥 지나쳤던 문수전에 올라가 볼 생각이었다. 

관음전으로 이어지는 이 돌다리가 둘레길.
국당 박흥생은 고려 말 조선 초의 학자이다.
박희택은 전 범양건영의 회장으로 영동군이 고향이다.
무수히 많은 계단을 올라가면 문수전이 나온다.
문수전에서 바라보는 산세 또한 절경이다.

문수전에 도착하니 여자 두 분이 계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리를 비켜 주었다. 나는 휴게소에서 산 소시지와 초코파이, 베지밀 등으로 허기진 배를 달랬다.

동전을 가져오고 싶었지만
내려갈 때는 다른 길을 따라가보았다.
위에 문수전이 위치한 망경대(문수바위)
반야사 뒷편
세조의 피부병은 여기저기에 전설을 낳았다.
보물인 삼층석탑

- 돌아오는 길 

 

돌다리를 건너 관음상으로 이어지는 길로 갔다. 돌다리를 건너 오는 분들에게 '이 길로 가면 반야교가 나오나요?'라고 물어야 할 것을 백화교로 잘못 물었다. 이분들은 내 말을 찰떡같이 알아 들었는지 이 길로 가면 '백화교'가 나온다고 했다. 관음상이 보이지 않아 길을 보이지 않아 길을 잘 못 든 것이 아닌가 할 즈음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대나무 숲이 깊다.

 

관음상 바로 전에 있는 수령 2백 년 된 소나무
연잎 연못 위에 자리한 관음상은 아담한 사이즈였다.
기회가 닿는다면 백화산에도 한 번.

둘레길은 관음상 아래 소나무가 있는 곳 근처였는데 백화산 등산로를 따라 반야교로 갔다. 별반 차이가 있지는 않았다.

이 구간은 백화산 둘레길과 겹치는 듯하다. 백화산의 이 둘레길이 경북 상주로 이어진다는 것이 흥미롭다.

반야사에 들어설 때만 해도 그렇게 힘이 든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문수전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니 다리가 묵직하고 시간도 꽤 많이 되고 말았다. 반야교에 다다른 시각이 4시 17분. 반야사 주변에서 한 시간 이상을 보낸 셈이었다. 카카오 택시를 부를까 하는 유혹도 없지 않았으나, 애초 계획대로 걸어서 돌아오기로 했다. 다만 둘레길을 걷지 않고 '백화산로'(6.9km)를 따라 오기로 했다.   

우매리(友梅里)라는 지명은 매화나무와 연관이 깊은 듯하다.
백화마을은 전원주택이 많이 들어와 있다.
산중턱에 보이는 마을이 백화마을이다.
들국화. 농약을 많이 쳤으니 채취하지 말라고.
완정교에 도착. 날이 저문다.
원천동1길, 주차한 곳에 도착

차를 주차한 곳에 도착한 시각은 5시 49분. 다섯 시간 가량의 장정이 막을 내렸다. 그래도 월류봉은 다시 한 번 보고 떠나야 할 듯해서 월류봉 광장으로 갔더니, 단체 관광객들이 날이 저문 월류봉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