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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시/영국시

에드워드 토머스 - 애들스트롭(Edward Thomas - Adlestrop)

by 길철현 2023. 4. 11.

애들스트롭 

                     -- 에드워드 토머스

 

그래, 애들스트롭을 기억하지 --

그 이름이 기억나, 무더운 어느 오후

급행열차가 뜻하지 않게 그곳에

멈춰 섰지. 6월 말 어느 날.

 

기관차는 쉬익거렸고, 누군가는 헛기침을 했지.

역의 텅 빈 승강장에는 내리는 사람도

타는 사람도 없었지. 내가 본 것은

애들스트롭이란 역 이름뿐.

 

그리고 머리 푼 버드나무, 분홍바늘꽃, 풀밭,

흰 터리풀과 볕을 쬐고 있는 건초 가리.

하늘 높이 떠 있는 조각 구름에 결코 뒤지지 않는

고요하고 외로운 아름다운 풍경이었지.

 

그런데 바로 그 때 지빠귀 한 마리가

가까이에서 지저귀었지, 그러자 새 주위에,

더 아스라이, 더 멀리 멀리에서, 

옥스퍼드셔와 글로스텨셔의 모든 새들이. 

 

(번역 - 필자. 의역이 좀 있음.  '차일피일'의 번역 참조)

Adlestrop

Yes. I remember Adlestrop—
The name, because one afternoon
Of heat the express-train drew up there
Unwontedly. It was late June.


The steam hissed. Someone cleared his throat.
No one left and no one came
On the bare platform. What I saw
Was Adlestrop—only the name


And willows, willow-herb, and grass,
And meadowsweet, and haycocks dry,
No whit less still and lonely fair
Than the high cloudlets in the sky.


And for that minute a blackbird sang
Close by, and round him, mistier,
Farther and farther, all the birds
Of Oxfordshire and Gloucestersh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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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20세기 영시' 수업 시간에 배운 이 시는 쉬우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 그런지 내 뇌리에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 시인은  뜻하지 않게 정차하게 된 시골역 주변의 풍경이 주는 고요함과 평화로움, 그리고 일상적인 것이 전달해 주는 아름다움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나가다가, 마지막 연에 와서는 비현실적인 도약까지 꾀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시는 일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불과 얼마전에 씌어졌으며 전쟁에 참전한 시인은 안타깝게도 전사하고 말았다. 애들스트롭은 영국 남서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