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스트롭
-- 에드워드 토머스
그래, 애들스트롭을 기억하지 --
그 이름이 기억나, 무더운 어느 오후
급행열차가 뜻하지 않게 그곳에
멈춰 섰지. 6월 말 어느 날.
기관차는 쉬익거렸고, 누군가는 헛기침을 했지.
역의 텅 빈 승강장에는 내리는 사람도
타는 사람도 없었지. 내가 본 것은
애들스트롭이란 역 이름뿐.
그리고 머리 푼 버드나무, 분홍바늘꽃, 풀밭,
흰 터리풀과 볕을 쬐고 있는 건초 가리.
하늘 높이 떠 있는 조각 구름에 결코 뒤지지 않는
고요하고 외로운 아름다운 풍경이었지.
그런데 바로 그 때 지빠귀 한 마리가
가까이에서 지저귀었지, 그러자 새 주위에,
더 아스라이, 더 멀리 멀리에서,
옥스퍼드셔와 글로스텨셔의 모든 새들이.
(번역 - 필자. 의역이 좀 있음. '차일피일'의 번역 참조)
Adlestrop
Yes. I remember Adlestrop—
The name, because one afternoon
Of heat the express-train drew up there
Unwontedly. It was late June.
The steam hissed. Someone cleared his throat.
No one left and no one came
On the bare platform. What I saw
Was Adlestrop—only the name
And willows, willow-herb, and grass,
And meadowsweet, and haycocks dry,
No whit less still and lonely fair
Than the high cloudlets in the sky.
And for that minute a blackbird sang
Close by, and round him, mistier,
Farther and farther, all the birds
Of Oxfordshire and Gloucestersh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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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20세기 영시' 수업 시간에 배운 이 시는 쉬우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 그런지 내 뇌리에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 시인은 뜻하지 않게 정차하게 된 시골역 주변의 풍경이 주는 고요함과 평화로움, 그리고 일상적인 것이 전달해 주는 아름다움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나가다가, 마지막 연에 와서는 비현실적인 도약까지 꾀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시는 일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불과 얼마전에 씌어졌으며 전쟁에 참전한 시인은 안타깝게도 전사하고 말았다. 애들스트롭은 영국 남서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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