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초록의 밤사이를 헤치며
나아간다, 물기를 머금은 풀은
무겁고, 또 비가 땅의 어두움을
어둡게 한 곳에서, 달팽이가 만든
밝은 길 위로 풀이 만나기 때문이다.
사냥을 할 땐 창백한 뿔을 간신히
꿈틀거리며 욕망의 숲 속에서 움직인다.
거기 목적에 흠뻑 젖어
다른 아무것도 모르는 달팽이에게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지
나로서는 말할 수 없다.
달팽이의 맹렬함은 무엇일까? 나중에
내가 통로 위의 풀잎들을 헤쳐서
너저분한 것들을 가로지른 가늘고
단속적인 흰 자국들을 보더라도
의도적으로 전진해 나간
그 느린 열정을 결코 상상하지
못했을 거라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전부이다.
* 톰 건은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현대 시인이지만, 테드 휴즈와 함께 동물들에서 강한 힘을 포착해낸 점이 흥미롭다.
The snail pushes through a green
night, for the grass is heavy
with water and meets over
the bright path he makes, where rain
has darkened the earth's dark. He
moves in a wood of desire,
pale antlers barely stirring
as he hunts. I cannot tell
what power is at work, drenched there
with purpose, knowing nothing.
What is a snail's fury? All
I think is that if later
I parted the blades above
the tunnel and saw the thin
trail of broken white across
litter, I would never have
imagined the slow passion
to that deliberate prog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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