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재인폭포를 찾은 이래 안내판은 두 번 바뀌었다. 첫 번째 변경은 내용은 그대로 옮기면서 영어도 병기한 것인데 반해 두 번째로 바꿨을 때는 재인폭포와 관련된 새로운 전설도 함께 소개한 것이 흥미롭다.
재인폭포 전설문 (첫 번째 안내판 내용)
재인폭포는 주위 경관이 아름답고 물이 맑고 깊으며, 한탄강 상류에 인접한 관광지로서 연천이 자랑하는 명승지의 하나이다.
이 폭포는 이 고장의 줄타기에 뛰어났던 재인(才人)의 한과 그 부인의 절개에 관한 전설이 깃든 곳으로, 그 높이는 18.5m나 되며, 밑에는 넓고 깊은 연못을 이루어 피서지로서 특히 이름 높다.
폭포의 주위에는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잘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으며 가을 단풍 또한 매우 아름답다.
옛날 고을 원님이 절색의 미모를 가진 재인의 아내를 탐한 나머지, 재인으로 하여금 이 폭포 위에서 줄을 타는 재주를 보이게 한 뒤 줄을 끊어 죽였다. 그리고 재인의 아내에게 수청을 들게 했으나, 이때 그 아내는 원님의 코를 물어뜯은 뒤 혀를 깨물고 마침내 자결하였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재인의 한이 서린 이 폭포를 ‘재인폭포’라 부르게 되었으며, 이 마을에 절개 굳은 코문이(재인의 부인)가 살았다 하여 ‘코문리’로 부르게 되었고, 후일 어음의 변화로 ‘고문리(古文里)’라 다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재인폭포 안내판 (현재 사용 중인 것)
가마골 입구에 있는 18.5m 높이의 폭포, 현재 이 폭포는 고을 원의 탐욕으로 인한 재인의 죽음과 그 아내의 강한 정절이 얽힌 전설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문헌에는 전설과는 상반된 기록으로도 전해 내려온다.
옛날 어느 원님이 이 마을에 사는 재인 아내의 미색을 탐하여 이 폭포 절벽에서 재인으로 하여금 광대줄을 타게 한 뒤 줄을 끊어 죽게 하고 재인의 아내를 빼앗으려 하였으나, 절개 굳은 재인의 아내는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거짓으로 수청을 들며 원님의 코를 물어뜯고 자결하였는데, 그 뒤부터 이 마을을 재인의 아내가 원님의 코를 물었다 하여 '코문리'라 불리게 되었으나, 차츰 어휘가 '고문리'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반면, 옛날에 한 재인이 있었는데 하루는 마을 사람과 이 폭포 아래에서 즐겁게 놀게 되었으나, 자기 재주를 믿고 흑심을 품은 재인은 그 자리에서 장담하며 약속하기를, '이 절벽 양쪽에 외줄을 걸고 내가 능히 지나갈 수 있다!'라고 호언장담을 하자, 마을 사람은 재인의 재주를 믿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자기 아내를 내기에 걸게 되었다.
잠시 후 재인은 벼랑 사이에 놓여 있는 외줄을 타기 시작하는데, 춤과 기교를 부리며 지나가는 모습이 평지를 걸어가듯 하자 이에 다급해진 마을 사람은, 재인이 줄을 반쯤 지났을 때 줄을 끊었고 재인은 수십 길 아래 구렁으로 떨어져 죽게 되었다. 이러한 일로 이 폭포를 재인폭포로 부르게 되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상반되는 전설을 담고 있기도 하다.
현재 재인폭포는 보개산과 한탄강이 어우러지는 주위의 빼어난 경관과 맑은 물로 인하여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연천군의 대표적인 명승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안내문에 실린 전설의 근거가 무엇일까(예전에는 입장료와 심지어 주차료까지 받았기 때문에 관리하는 노인이 있었다. 이 분은 첫 번째 버전의 전설이 사실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는 궁금증을 항상 가져왔다. 하지만 그걸 해결할 방도를 찾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찾게 된 중부일보에 실린 연천군 학예연구사인 윤미숙의 글은 그동안 풀지 못하고 있던 문제를 일소에 해소해 주었다.
[학예사기고] 연천 재인폭포 이름 유래에 대한 이야기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연천 재인폭포(才人瀑布)는 연천 최고의 명승지로 2020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대표적인 지질명소이기도 하다. 내륙에서는 보기드문 현무암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수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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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접한 것이 첫 번째 전설이고 그 내용 또한 민중의 애환을 담고 있는 비극적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는 한 동안 두 번째 전설은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다. 흥미가 덜하긴 해도 미인을 탐하다 재인이 결국 파멸을 맞게 되는 두 번째 전설 또한 그 나름대로 의의가 없지 않으리라(안내판에는 마을 사람의 아내가 미인이라 재인이 원래부터 흑심을 품고 있었다는 부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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