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봄 돌아오지 못하리니
살아 계시지 못하여 울먹이는 이 시름
전각을 밝히오신
모습이 해가 갈수록 시들어가도다
눈을 돌이키지 않고서야 그대를
어찌 만나볼 수 있으리
낭이여, 그리는 마음이 찾아가는 길
다북쑥 골짜기에서 잘 밤 있으리
전각 : 궁전
눈을 돌이키지 : 죽지랑이 있는 피안의 세계를 바라본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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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과 낭도 사이의 우정을 그린 노래. 관련 이야기가 이 시편을 더욱 짠하게 한다. 권력가였다가 뒷방노인격으로 물러난 죽지랑이 자신의 낭도인 득오를 생각하는 마음과 득오가 이미 죽은 죽지랑을 그리는 마음에는 지극함이 있는 아름다운 시편이다. 전해오는 향가 중 가장 아름다운 시편이 아닌가 한다. 지슬지라는 물이 맑은 저수지를 보며 동료 시인과의 우정 등을 담아낸 이성복의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