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계보(Zur Genealogie der Moral, 1887), [전집 14], 김정현 (110826)
- 후기
(1807--1819)
(내 시간을 투자한다.) 니체는 기독교를 비판하고, 들뢰즈와 가따리는 자본주의적 현상으로서의 오이디푸스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철학자 * 지성인은 당대의 삶의 문제점을 까발리고 그것에 대한 치유책을 제시하는 것이 하나의 임무이기는 하다. 한데, 니체의 비판은 어떻게 보면 기존의 모든 가치체계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볼 때 인간의 삶이--기독교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혹은 기독교의 영향에 의해--심하게 병들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떤 사실에 (나름대로의)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에 인간을 옭아매는 것이 그는 병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그의 전복적인 사고방식은 통쾌하기도 하고 천재적인 역발상이 보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토대를 흔든다.
자신의 주장 또한 하나의 관점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의 철학은 지속적으로 ‘힘에의 의지’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기독교는 이 힘에의 의지를 위반한 종교이고 사고이기 때문에 사람을 병들게 만들고 삶을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제 1 논문>에서 좋음과 나쁨의 구별이 좋음과 악함(evil)로 변모되는 과정에서 기독교가 미친 영향을 설파하는 부분은 특히 흥미롭다. <제 2논문> 양심의 문제를 다룬 부분은 정신분석의 초자아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점이 많이 있으며, 사회적으로 주입된 양심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면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 3논문> 성직자의 윤리, 금욕의 이상에서 니체의 논지가 어떻게 흘러가는 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혼돈이 많은 것은 앎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중심적인 것은 캐치를 해나가야 한다. 방학 동안의 철학 서적 읽기는 이 정도로 마감을 한다. <비극의 탄생>을 더 읽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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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생각 중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언어에 대한 니체의 사고를 전개한 글이다. 그런데, 그 책은 무척이나 비싸다. 조사를 좀 더 해 볼 것.
- 인용
<9> 모든 것은 눈에 띄게 유대화되고 그리스도교화되고, 천민화되어갔다. 이 독이 인류의 몸 전체로 스며드는 진행 과정은 멈출 수 없는 것처럼 보이며, 심지어 그 속도와 행보는 이제부터 더욱 완만해지고 미묘해지고 조용해지며 신중해질 수 있을 것이다. (366)
<10> 고귀한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신뢰와 개방성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반해, 원한을 지닌 인간은 정직하지도 순박하지도 않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 진지하지도 솔직하지도 않다. (369-70)
<6> 고통을 보는 것은 쾌감을 준다.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더욱 쾌감을 준다. (407)
<11> 삶이란 본질적으로, 즉 그 근본 기능에서 다치기 쉽고 폭력적이며 착취적이고 파괴적으로 작용하며, 이러한 성격 없이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것인 한, 당연히 침해, 폭력, 착취, 파괴란 그 자체로 ‘불법적인 것’이 될 수 없다. (420)
<16> 나는 양심의 가책을 인간이 일반적으로 경험했던 모든 변화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저 변화의 압력 때문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심각한 병이라고 간주한다.--저 변화란, 인간이 결국 사회와 평화의 구속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변화를 말한다. (430)
<12> 오직 관점주의적으로 보는 것만이, 오직 관점주의적인 ‘인식’만이 존재한다: 우리가 한 사태에 대해 좀더 많은 정서로 하여금 말하게 하면 할수록, 우리가 그와 같은 사태에 대해 좀더 많은 눈이나 다양한 눈을 맞추면 맞출수록, 이러한 사태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나 ‘객관성’은 더욱 완벽해질 것이다. (483)
<28> 인간은 아무것도 의욕하지 않는 것보다는 오히려 허무를 의욕하고자 한다.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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