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셰익스피어는 위대한 극작가일 뿐만 아니라 최고의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14행 정형시인 소네트 154편을 존존히 읽어보려 한다. 피천득의 번역도 함께 올리는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약간 수정을 해나갈 것이다. 원문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김재남의 번역도 참고한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에게서 번식을 바람은,
미의 장미를 죽이지 않게 하려 함이라.
세월이 가면 장년은 죽나니,
고운 자손이 그의 모습을 계승할지라.
그러나 그대는 자신의 찬란한 눈과 약혼하여,
자신을 연료로 태워 그 불꽃을 불붙게 하고 있도다.
풍요가 있는 곳에 기근을 만들고,
적인 양 자신에게 너무도 가혹하여라.
이 세상의 싱싱한 장식품이요,
찬란한 봄의 유일한 전령인 그대는,
가진 전부를 자신의 꽃봉오리 속에 묻어 버리고,
아낀다는 그것이 낭비를 함이로다. 아, 마음 고운 인색한 이여.
세상을 동정하라 안 하려거든 걸귀가 되어,
모든 것을 무덤과 함께 먹어 버리라.
(피천득 옮김)
--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번부터 17번까지는 친구에게 결혼하기를 권하는 것이 주제로 된 것들인데, 좀 지루한 감을 준다'라고 피천득은 해설에서 적고 있다. 그러니까, 이 1번 소네트는 셰익스피어가 흠모하는 대상(귀족 남성으로 추정되나 정확하게 누구인지 모르므로 피천득처럼 친구라고 단정짓는 것은 좀 문제가 있을 듯)이 나르시스처럼 자신의 미에 도취되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을 약간 힐난조로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세상의 싱싱한 장식품이요, / 찬란한 봄의 유일한 전령인 그대'(Thou that art now the world’s fresh ornament/ And only herald to the gaudy spring)와 같은 부분에서 드러나듯 흠모의 대상이자 아름다운 존재에 대한 찬사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1번 소네트는 눈을 사로잡는 비유나 놀라운 시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은 없다. 피천득의 번역은 행의 글자 수를 맞추기 위해 약간의 생략과 의역이 있으나 대체로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From fairest creatures we desire increase,
That thereby beauty’s rose might never die,
But as the riper should by time decease,
His tender heir might bear his memory:
But thou, contracted to thine own bright eyes,
Feed’st thy light’st flame with self-substantial fuel,
Making a famine where abundance lies,
Thyself thy foe, to thy sweet self too cruel.
Thou that art now the world’s fresh ornament
And only herald to the gaudy spring,
Within thine own bud buriest thy content
And, tender churl, makest waste in niggarding.
Pity the world, or else this glutton be,
To eat the world’s due, by the grave and thee.
* due : that which may be claimed as a right
(어휘 설명은 Alexander Schmidt. Shakespeare Lexicon and Quotaion Dictionary를 참조)
(1609년 사절 초판)
From faireſt creatures we deſire increaſe,
That thereby beauties Roſe might neuer die,
But as the riper ſhould by time deceaſe,
His tender heire might beare his memory:
But thou contracted to thine owne bright eyes,
Feed’ſt thy lights flame with ſelfe ſubſtantiall fewell,
Making a famine where aboundance lies,
Thy ſelfe thy foe, to thy ſweet ſelfe too cruell:
Thou that art now the worlds freſh ornament,
And only herauld to the gaudy ſpring,
Within thine owne bud burieſt thy content,
And tender chorle makſt waſt in niggarding:
Pitty the world, or elſe this glutton be,
To eate the worlds due, by the graue and thee.
(No Sweat Shakespeare) 산문 해설
We want all beautiful creatures to reproduce themselves so that beauty’s flower will not die out; but as an old man dies in time, he leaves a young heir to carry on his memory. But you, concerned only with your own beautiful eyes, feed the bright light of life with self-regarding fuel, making beauty shallow by your preoccupation with your looks. In this you are your own enemy, being cruel to yourself. You who are the world’s most beautiful ornament and the chief messenger of spring, are burying your gifts within yourself. And, dear selfish one, because you decline to reproduce, you are actually wasting that beauty. Take pity on the world or else be the glutton who devours, with the grave, what belongs to the world.
'시대별 영국 문학작품 해설 > 셰익스피어 소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윌리엄 셰익스피어 - 소네트 6 (William Shakespeare - Sonnet 6) (0) | 2024.08.26 |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소네트 5 (William Shakespeare - Sonnet 5) (0) | 2024.08.25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소네트 4 (William Shakespeare - Sonnet 4) (0) | 2024.08.24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소네트 3 (William Shakespeare - Sonnet 3) (0) | 2024.08.22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소네트 2 (William Shakespeare - Sonnet 2) (0) | 2024.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