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거울을 들여다보고 그대의 얼굴에게 이르시라.
이제 이 얼굴이 또 하나의 얼굴을 형성할 때가 왔노라고.
지금 새롭게 하여 재생시키지 않으면
그대는 세상을 기만하고 한 모성의 축복을 뺏는 것이라.
그대에게 첫 가래질 받는 것을
천히 여길 여성이 어디 있으리오?
또 그리고 남자로서 누가 자애의 무덤에 묻혀,
후손의 대를 끊으리오?
그대는 어머니의 거울이니, 어머니는 그대를 보고
당신 청춘의 아름다운 사월을 다시 찾으리라.
그대 또한 노경에 자식을 통하여
주름살이 잡히더라도 다시 황금시대를 볼 것이라.
그러나 그대가 잊힐 생애를 산다면,
독신으로 죽을뿐더러 그대의 모습도 같이 죽으리.
(피천득의 번역을 약간 수정함)
-- 소네트 3번은 후손을 통해 청춘의 미를 영속화한다는 주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3행의 'Whose fresh repair'(그 얼굴의 신선한 손질)은 문법적으로 정확한 분석이 어려운 구문인데, 피천득은 후반부의 if이하와 연결시켜서 '지금 새롭게 하여 재생시키지 않으면'이라고 교묘하게 넘어가고 있다. 그다음 이 소네트에서 셰익스피어는 우리말에서 '자식 농사'라는 말과 유사하게 부부관계를 농사에 비유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5,6행 그대에게 첫 가래질 받는 것을 / 천히 여길 여성이 어디 있으리오? 는 피천득이 글자 수를 맞추기 위해 많은 부분을 생략한 의역인데, 원문을 살리자면 '너무 아름다워, 그녀의 경작하지 않은 자궁이 / 그대의 가래질의 노고를 경멸할 여성이 어디 있으리오'로 상당히 성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화자가 이야기하는 대상이 남성임이 명료하게 드러난다). 진화의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는 자손을 통해 우리를 영속화시키는데, 셰익스피어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그런 것인지?
Look in thy glass, and tell the face thou viewest
Now is the time that face should form another;
Whose fresh repair if now thou not renewest,
Thou dost beguile the world, unbless some mother.
For where is she so fair whose unear’d womb
Disdains the tillage of thy husbandry?
Or who is he so fond will be the tomb
Of his self-love, to stop posterity?
Thou art thy mother’s glass, and she in thee
Calls back the lovely April of her prime:
So thou through windows of thine age shall see
Despite of wrinkles this thy golden time.
But if thou live, remember’d not to be,
Die single, and thine image dies with thee.
* unear'd = uneared : untilled, unploughed
tillage : the practice of ploughing and preparing for seed
husbandry : tillage, cultivation of the ground, the whole business of a farmer
(1609년 사절 초판)
Looke in thy glaſſe and tell the face thou veweſt,
Now is the time that face ſhould forme an other,
Whoſe freſh repaire if now thou not reneweſt,
Thou doo’ſt beguile the world, vnbleſſe ſome mother.
For where is ſhe ſo faire whoſe vn-eard wombe
Diſdaines the tillage of thy huſbandry?
Or who is he ſo fond will be the tombe,
Of his ſelfe loue to ſtop poſterity?
Thou art thy mothers glaſſe and ſhe in thee
Calls backe the louely Aprill of her prime,
So thou through windowes of thine age ſhalt ſee,
Diſpight of wrinkles this thy goulden time.
But if thou liue remembred not to be,
Die ſingle and thine Image dies with thee.
(No Sweat Shakespeare) 산문 해설
Look in your mirror and tell the face you see that it’s time it should create another. If you do not renew yourself you would be depriving the world, and stop some woman from becoming a mother. For where is the lovely woman whose unploughed womb would not appreciate the way you plow your field? Or who is he foolish enough to love himself so much as to neglect reproducing? You are the mirror of your mother, and she is the mirror of you, and in you, she recalls the lovely April of her youth. In the same way, you will see your youth in your own children, in spite of the wrinkles caused by age. But if you live your life avoiding being remembered you will die single and your image will die with you.
(피천득 옮김)
눈앞의 거울을 들여다보고 그대의 얼굴에게 이르시라.
이제 이 얼굴이 또 하나의 얼굴을 형성할 때가 왔노라고.
지금 새롭게 하여 재생시키지 않으면
그대는 세상을 기만하고 한 모성의 축복을 뺏는 것이라.
그대에게 첫 가래질 받는 것을
천히 여길 여성이 어디 있으리요?
또 그리고 남자로서 누가 자애의 무덤에 묻혀,
후손의 대를 끊으리요?
그대는 어머니의 거울이니, 어머니는 그대를 보고
그의 청춘의 아름다운 사월을 다시 찾으리라.
그대도 노경에 자식을 통하여
주름살이 잡히더라도 다시 황금시대를 볼 것이라.
그러나 그대가 잊어버려질 생애를 살고,
독신으로 죽는다면 그대의 모습도 같이 죽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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