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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한국현대시

송진권 - 나싱개꽃

by 길철현 2024. 8. 23.

나싱개꽃

                    송진권

 

몸써리야 그까짓 게 뭐라구

그 지경이 되서두 꼭 움켜쥐구 있더랴

봉다리에 정구지 담다가 팩 씨러져서

아무리 흔들어두 안 일어나더랴

 

구급차 안에서두 꼭 쥐구 있더라구

병원 같이 따라갔던 국화가 얘기 안 햐

나물 장사 오십 년 장바닥에 기어 댕기며

맨날 벳기구 다듬는 게 일이라더이

 

이렇게 가구 나면 서방이 알아주나 새끼가 아나

도척이 같구 아귀 같다구 숭이나 보지

우리 거튼 장돌림들이나 그 속 알지 누가 알어

 

심천 할머니 가는 길에 돈 보태며

거기 가서는 언 밥 먹지 말고

뜨신 국밥이라두 사 먹어유

 

할머니 앉았던 자리 보도블럭 비집구

싸래기 같은 나싱개꽃 피는디

나물 장사 앉았던 자리 씨를 받아

드문드문 나싱개꽃은 피는디

 

* 나싱개꽃 냉이꽃

 

- 친구의 페북에 올라온 걸 옮겨 적어본다. 삶의 신산함이 마음을 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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