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대별 영국 문학작품 해설/셰익스피어 소네트

윌리엄 셰익스피어 - 소네트 7 (William Shakespeare - Sonnet 7)

by 길철현 2024. 8. 27.

 

 

보라! 찬란한 태양빛이 동녘에서

그 불타는 머리를 들면 하계의 무리들은 

새로 나타나는 광경을 우러러보고,

그 숭고한 존엄성에 경의를 표하는구나. 

한창 시절의 열기왕성한 청춘인 양

태양이 가파른 천공의 마루턱에 오르면,

인간은 그 찬란한 여정을 따르면서

변함없이 그의 미를 찬미하노라.

하지만 그 절정으로부터, 지친 수레를 타고

노년처럼 태양이 한낮을 벗어나면,

전에 충성하던 무리들은 그의 내리막길에서 

눈을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고 마는구나.

   그러니 그대도 후손 없이 한낮을 지낸다면

   바라다보는 시선도 못 받고 가리라. 

 

                                                  (피천득 번역을 약간 수정)

 

-- 각 소네트마다 다양한 비유를 사용하여 후손을 이어나갈 것을 권고하는 셰익스피어는 이 소네트 7번에서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면서 생성소멸하는 태양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창 시절의 혈기왕성한 청춘'처럼 태양도 전성기에는 인간으로부터 찬미를 받는 대상이지만, 소멸을 향해가는 쇠퇴기에는 더 이상 주목을 받지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 그 소멸을 막아주는 유일한 대책이 후손이라는 시인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그렇게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으나, 눈부신 청춘의 미를 태양의 전성기에 비유한 것은 찬탄할 만하다. 

 

 

Lo! in the orient when the gracious light
Lifts up his burning head, each under eye
Doth homage to his new-appearing sight,
Serving with looks his sacred majesty;
And having climb’d the steep-up heavenly hill,
Resembling strong youth in his middle age,
yet mortal looks adore his beauty still,
Attending on his golden pilgrimage;
But when from highmost pitch, with weary car,
Like feeble age, he reeleth from the day,
The eyes, ‘fore duteous, now converted are
From his low tract and look another way:
So thou, thyself out-going in thy noon,
Unlook’d on diest, unless thou get a son.

 

(1609년 사절 초판)

 

LOe in the Orient when the gracious light,
Lifts vp his burning head, each vnder eye
Doth homage to his new appearing ſight,
Seruing with lookes his ſacred maieſty,
And hauing climb’d the ſteepe vp heauenly hill,
Reſembling ſtrong youth in his middle age,
Yet mortall lookes adore his beauty ſtill,
Attending on his goulden pilgrimage:
But when from high-moſt pich with wery car,
Like feeble age he reeleth from the day,
The eyes(fore dutious )now conuerted are
From his low tract and looke an other way:
   So thou,thy ſelfe out-going in thy noon:
   Vnlok’d on dieſt vnleſſe thou get a ſonne.

 

(No Sweat Shakespeare) 산문 해설

 

Look! In the east when the glorious sun raises his burning head, all men’s eyes pay tribute to his new, fresh appearance, serving his majesty with looks of awe. And having climbed that steep hill to heaven like a strong youth in the prime of life, mortals still worship his beauty as they watch his golden climb into the sky. But when he staggers away, old and feeble, from his highest point with weary horses, the eyes that were dutiful before, now turn away from him and look elsewhere. So you, yourself, declining from your noonday glory, will die disregarded, unless you beget a son. 

 

 

 

 

(피천득 옮김)

 

보라, 동녘에 찬란한 태양빛이

그 불타는 머리를 들면 하계의 무리들은,

그의 새로 나타나는 광경을 우러러보고,

그 숭고한 존엄성에 경의를 표한다.

한창 시절의 혈기 있는 청춘인 양

태양이 준엄한 천공의 마루턱에 오르면,

인간은 그의 찬란한 여정을 시종(侍從)하면서

변함없이 그의 미를 찬미하노라.

그러나 절정으로부터, 지친 수레를 타고

노년처럼 그가 한낮을 벗어나면,

전에 충성하던 무리들은 눈을 돌려

그의 내려가는 쪽으로부터 다른 곳을 바라보리라.

  그처럼 그대도 후손 없이 한낮을 지낸다면,

  바라다보는 시선도 못 받고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