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라면 으레 낚시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저수지를 찾는다고 저수지만 찾는다고 믿는다면
저수지의 저자도 모르는 자이다
까닭도 이유도 없이 저수지 덕후가 되어
저수지란 저수지는 모조리 다 헤집고 다닌 지 어언 오십하고도 구 년
저수지를 찾아
일단 제방 위에서 일별한 뒤
둘레길이 있으면 한 바퀴 따라 돌고
없으면 그냥 물 위를 걷는다
(물론 사람이 있을 때는 걷지 않는다)
저수지는 커지면 거대한 댐을 지닌 **호가 되고
정말 큰 놈은 한반도를 집어넣고도 헐렁할 정도,
그런데 작은 놈은 소류지요, 연못이요, 아예 둠벙이다
씨알 굵은 붕어라도 건지려면
적어도 적어도라는 말을 피할 정도는 되어야겠지만
무작정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한
저수지를 저수지로 완성시켜 주는 건
팔 할이 풍광이라,
저수지를 감싸 안은 산이며
산 위의 구름이며
구름 위의 태양이며
(유유한 달빛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저수지 상류에 자리한 외딴집 하나
중간쯤엔 시인묵객이 찾았다는 정자
그리고 제방 아래 통속적 이름의 사찰과
수백 년 시간을 말없이 건너온 노거수 한 그루,
혹은 두 그루
또 바람에 홀린 물이 추는 춤은 어떠한가?
한 걸음 두 걸음 옮기면
풀들도 사각사각 거리며 화답하고
때론 목쉰 비명 같은 새소리도 합류하지
그렇다, 이 모든 것들이 얼크러져 한 편의 그림이,
혹은 한 편의 시가 이룩되는 것이다
저수지라면 으레 낚시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한다면
들여다보는데 안 잇는 바보이고
저수지를 찾는다고 저수지만 찾는다고 믿는다면
들여다본다고 잇는 바보이다
까닭도 이유도 없이 저수지 덕후가 되어
저수지란 저수지는 모조리 다 헤집고 다닌 지 어언 오십하고도 구 년
저수지를 찾아
일단 제방 위에서 일별한 뒤
둘레길이 있으면 한 바퀴 따라 돌고
없으면 그냥 물 위를 걷는다
(물론 사람이 있을 때는 걷지 않는다)
저수지는 커지면 거대한 댐을 지닌 **호가 되고
정말 큰 놈은 한반도를 집어넣고도 헐렁할 정도,
그런데 작은 놈은 소류지요, 연못이요, 아예 둠벙이다
씨알 굵은 붕어라도 건지려면
적어도 적어도라는 말을 피할 정도는 되어야겠지만
무작정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한
저수지를 저수지로 완성시켜 주는 건
팔 할이 풍광이라,
저수지를 감싸 안은 산이며
산 위의 구름이며
구름 위의 태양이며
(유유한 달빛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저수지 상류에 자리한 외딴집 하나
중간쯤엔 시인묵객이 찾았다는 정자
그리고 제방 아래 통속적 이름의 사찰과
수백 년 시간을 말없이 건너온 노거수 한 그루,
혹은 두 그루
또 바람에 홀린 물이 추는 춤은 어떠한가?
한 걸음 두 걸음 옮기면
풀들도 사각사각 거리며 화답하고
때론 목쉰 비명 같은 새소리도 합류하지
그렇다, 이 모든 것들이 얼크러져 한 편의 그림이,
혹은 한 편의 시가 이룩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