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 참 죽이재. 선경이 따로 없다카이. 강 너머, 저기 멀리, 바위들 사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리는 폭포 보이나? 비가 마이 올 때만 생깄다 금시 없어진다고 벼락폭포라 안 카나. 절로 가는 길이 없어 보이도 다 갈 수 있는 기라. 그때도, 지금처럼, 대낮부터, 소주 두 병, 병나발 불고 폭포 위로 올라갔재. 고마 두 눈 딱 감고, 뛰어내릴라 안 캣나. 그런데, 차마 다리가 안 떨어지대. 무신 미련이 남았던가 몰라. 허공으로 한 발짝만 내디디면 고마 게임 끝인데 말이야. 그라고 보이 벌써 십 년도 더 전이네. 부평초처럼 정처 없이 떠도는 건 그때나 육십을 훌쩍 넘긴 지금이나 마찬가지구만.
*직소천은 변산반도국립공원을 지나는 지방하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