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한 바탕 지나가자
하얗게 흔적만 남아있던 폭포
새로이 생명을 부여받아
온몸으로 떨어져 내린다
추락이 생명의 본질이라는 아이러니 따위
폭포는 아예 되새김하는 일이 없다
일 밀리미터의 머뭇거림도 없이
수직으로 허공을 가르며
산산이 떨어져 내리는 폭포
벼랑이 없더라면
허공이 없더라면
자신도 없다는 걸 진작 알아차린 모양이다
심장을 쩌렁 가르는 천둥소리
폭포는 온몸으로 떨어져 내린다
(200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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