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자 뜨거웠던 정신도 좀 냉각되어
알 수 없는, 혹은 지하기 지난한 인생살이를
간략하게나마 자리매김을 해본다
어마무시한 우주는
어마무시하게 계속 팽창하고 있단다
내가 보기엔 오늘이나 어제나, 십 년 전이나, 내일이나
그냥 똑같이 어마무시할 따름이지만
문제는 지구다
뜨거워 디질 것만 같았던 이번 여름은
정말, 인류의 종말이 머지않았음을 보여주는 듯한데
(나야 살만큼 살았고,
사는 것이 때로는 정말 지긋지긋하지만
그래도 남은 삶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고픈 마음)
이제와 노력한다고 돌이킬 수 있을까?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들은
저마다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지만
얼마만큼은 옳고
또 얼마만큼은 틀리겠지
얼마만큼의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는
아마 신도 잘 모를 듯하다
혹자는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듯이 주장하는데
그 주장의 진위는 아마 신만이 아실 듯
자연재해에 시달리고
기아로 고통받는 국가들
가뭄에 콩 나는 ARS 전화로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
북한의 속내는 오리가 무중이지만
북한이 아무리 두렵다해도
북한은 자신이 더욱 두려운 듯
우리나라에 두 다리를 디디고 있으니
이곳이 세상 어디 보다도 시끄러운 듯하다
활기인 듯도 하지만
싸움박질과 신음소리가 뒤엉켜 분간이 안 간다
지방이 소멸하고 국가도 소멸 위기
아내도 자식도 없는 나는 비애국자
정자만 말을 들어준다면 애를 낳을 수도 있겠지만
뒷감당은 국가가 해주나
무엇보다 그럴 여자가 없구나
태어났으니 산다는 지당한 말 다음에
살아 있으니 살아간다는 지당한 말 하나를 더 더하고
오늘도 난,
자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