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천변 산책로에서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가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고 있다
지나는 사람 시선 아랑곳없이
신나는 율동에다 손뼉까지 곁들여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제 흥에 취한 사내는
시간의 흐름마저 떨쳐버렸는지
내가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커피 한 잔을 당긴 다음에도
공연은 여전히 진행중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다리 위의 난간에 몸을 기대고
공연에 취한 사내를 내려다본다
어찌된 셈인지
Nobody but you가
자꾸만 Nobody wants you로 들린다
아무도 너를 원치 않고
너 또한 아무도 원치 않을 때
하여 모든 관계에서 해방될 때
(좀 더 생각해보자)
(20090911)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상태를 글로 표현하다 (0) | 2024.11.28 |
---|---|
컴퓨터 앞에 앉아 명상을 하고 있는데 (0) | 2024.11.28 |
전화 (0) | 2024.11.27 |
너, 침묵 혹은 부재 (0) | 2024.11.26 |
슬픈 천사 (3) | 2024.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