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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노바디

by 길철현 2024. 11. 27.

우이천변 산책로에서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가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고 있다

지나는 사람 시선 아랑곳 않고

신나는 율동에다 손뼉까지 곁들인

단독 콘서트

제 흥에 취한 사내는 

시간의 흐름 따윈 던져버렸는가

그 긴 산책로의 끝까지 걸어갔다 돌아와도

공연은 여전히 신나게 진행중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Nobody but you가

자꾸만 Nobody wants you로 들린다

아무도 너를 원하지 않아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오롯이 홀로 있을 때

삶은 비로소 얼굴을 드러내는가

 

감히 그에게 다가갈 수가 없다

 

(20090911)

(20090913)

(20241219)

(20241224)

 

 

우이천변 산책로에서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가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고 있다

지나는 사람 시선 아랑곳 않고

신나는 율동에다 손뼉까지 곁들인

단독 콘서트

제 흥에 취한 사내는 

시간의 흐름 따윈 던져버렸는가

그 긴 산책로의 끝까지 걸어갔다 돌아와도

공연은 여전히 신나게 진행중

 

그런데 어찌된 셈인지

Nobody but you가

자꾸만 Nobody wants you로 들린다

아무도 너를 원하지 않아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오롯이 홀로 있을 때

삶은 비로소 손을 내미는가

 

감히 그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20090911)

(20090913)

(20241219)

 

 

 

 

 

 

 

 

 

 

 

 

우이천변 산책로에서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가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고 있다

지나는 사람 시선 아랑곳없이

신나는 율동에다 손뼉까지 곁들여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제 흥에 취한 사내는 

시간의 흐름마저 떨쳐버렸는지 

내가 영화 한 편을 다 보고

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커피 한 잔을 당긴 다음에도

공연은 여전히 진행 중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다리 위의 난간에 몸을 기대고

공연에 취한 사내를 내려다본다

어찌 된 셈인지

Nobody but you가

자꾸만 Nobody wants you로 들린다

아무도 너를 원치 않고

너 또한 아무도 원치 않을 때

하여 모든 관계에서 해방될 때

(좀 더 생각해 보자)

 

(20241127)

 

우이천변 산책로에서

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가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고 있었다

놀이에 취한 어린아이가 흔히 그러하듯

지나는 사람 시선 아랑곳없이

신나는 율동에다 손뼉까지 곁들여

단독 콘서트에 몰두하고 있었다

제 흥에 취한 사내는

시간의 흐름마저 잊어버리고

내가 식당에 갈 때에도 노바디더니만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노바디였다

나는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다리 위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아래에서 공연헤 취한 사내를 내려다 보았다

어찌된 셈인지 노래의 가사는

Nobody but you가 아니라

자꾸만 Nobody wants you로 들리고

어느새 내 눈에서 눈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어떤 큰 고통이 그의 정신을 후벼팠길래 

그는 그만 자신의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노바디의 세계로 추락하고 말았던가

그에게로 내려가 그를 껴안아 주고 싶었다

그의 아픔에 약이라도 발라주고 싶었다

아니, 나도 이제 그만,

노바디의 세계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200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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