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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내 마음의 상태를 글로 표현하다

by 길철현 2024. 11. 28.

나를 똥통에 빠뜨렸어요
똥과 내가 하나가 되어
내가 똥일 때
사람들은 더 이상 나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그들은 나를 똥이라 불렀지요
그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딱히 나빴던 것만 같지도 않아요
세상은 춤을 추고
사람들은 똥을 싸고
나는 사람들의 창자 속에서
똥으로 쌓여 있다가
사람들이 똥통에 앉아 힘을 줄 때
밖으로 뛰쳐나왔지요
똥이여 신나라
누런 똥이여
물똥이여 설사여
드디어
나는 미치고 말았네
정신 이상 1급,
나를 정신병원에 가두어 다오
나를 산산조각 내어다오
나를 칼로 찔러서 죽여다오
정말이지,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
그런데 종말의 종은 아무리 기다려도
울리지 않는다
이 세상은 영원히 불타는 지옥인가
탈출구가 없다
죽을 수도 없다
예수님을 찬양하고 구원을 얻읍시다
그보다는 똥의 이론이 바람직하다
 
(201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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