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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한국현대시

정완영 - 조국

by 길철현 2025. 1. 10.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냐

 

정완영. "채춘보". 1969.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 이 시는 비참한 현실에 놓인 조국에 대한 애끓는 사랑을 가여금 연주에 빗대에 노래하고 있다. 그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지나치게 애상적인 태도가 좀 아쉽다. 그리고, 운명 공동체로서의 조국이랄까, 자칫 전체주의로 빠질 수 있는 지나친 애국심 등은 현재에 와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바꿔 말해 국가와 나의 관계가 이 시에서처럼 무조건적인 그런 것이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인 이론적 토대 위에서 말해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시는 당대의 맹목적인 애국심에 편승하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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