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교회' 바로 아래에는 '관덕정순교기념관'이라는 천주교 순교성지가 있었다. 이 건물은 오가면서 몇 번 보기는 했지만 정확한 명칭은 몰랐는데 이곳 또한 천주교 관련 건물이었다. 관덕정(관덕당)은 무과의 하나인 도시(都試)를 행하던 도시청으로 쓰였다. 이곳에서는 죄인들을 처형하기도 했는데, 조선 후기 천주교 신자에 대한 처형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천주교대구대교구에서는 관덕정 형장에서 순교하신 분들과 경상감영에서 옥사하신 분들을 기리는 뜻으로 이 자리에 1991년 관덕정순교기념관을 개관하였다.
이윤일 상 옆에 있는 비석의 내용이 순교와는 맞지 않아 그 내력이 궁금했는데, 인터넷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
척화비(斥和碑)
『洋夷侵犯非戰則和主賣國 戒我萬年子孫 丙寅作 辛未立』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였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고, 화친을 주장하는 것은 나라를 팔아먹는 일이다. 우리 만대 자손에 경고하느니라. 병인년 만들고 신미년에 세우다."
이 척화비는 영천시 신녕면에서 발견된 것이다.
[출처] [대구대교구] 관덕정 순교 기념관|작성자 sheenbee
아래 담벽에는 교황 등 천주교 위인들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었다.
관덕정을 지나 골목길을 따라 차를 세워둔 곳으로 향했다.
구멍 뚫린 담이 특이했고 붙여놓은 사진들도 흥미로운 이곳은 '동부교육진흥청'이었다.
일요일 아침 나들이는 이렇게 끝이 났다. 6시 50분 경에 시작해서 8시 20분 정도에 끝났으니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시내에 나온 김에 아침을 먹고 들어가려 '국일따로국밥'으로 향했다. 이 유명한 국밥집은 주차장이 따로 없는데, 일요일 아침이라 차도에 차를 주차한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경상감영 뒤 골목에다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작년엔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식사를 했는데, 국물맛이 남달랐다. 기분 좋은 단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이 국물맛이 어디에서 오는가 의아해했는데, 지인들은 대파에서 나오는 맛이라고 했다. 그 명성에 걸맞게 8시 반 정도였는데도 반 정도 찼고, 조금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자리가 다 차 기다리는 사람까지 있었다. 거기다 내 앞에 앉은 젊은 여성 두 명은 중국인이었다. 혼자였기 때문이었을까? 주문에 혼선이 있어서 나보다 늦게 온 사람들의 음식이 먼저 나왔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에게 사정을 말했더니 사과를 하면서 빨리 나오도록 해주었다.
얼마 전에 이곳에 식사를 하러 왔는데 왠일로 문을 닫아 부근의 다른 따로국밥 집에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역시나 국물 맛이 달랐다. 이날도 나는 맛있게 식사를 하고 포장까지 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그 동안 잠잠하더니 갑자기 돌풍이 몰아쳐서 날씨가 예보대로 사나워질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