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북로를 끝까지 달려가자 35번 국도 퇴계로와 만났다. 좌회전해서 북으로 올라가는데 오른쪽으로 한옥 고택들이 여러 채 마을을 이루고 있는 것이 보였다(이 길을 몇 번 지났음에도 고택들이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저곳은 또 어떤 곳인가? 부풀어 오르는 의문에 내비를 보니 <안동 군자마을>(군자마을이라?), <오천 유적지>라는 말들이 적혀 있어서, 차를 그쪽으로 돌렸다.


마을로 들어서자 널찍한 주차장에는 자가용 한 대와 택시 한 대뿐으로 한산했다. 이곳이 도대체 어떤 곳인지 의구심이 증폭되었다.


하회마을이 풍산유씨의 세거지라면 이곳은 광산김씨 예안파의 세거지인 셈인데, 안동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어 이곳으로 집단이전해 왔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영화 <관상>의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군자마을'이란 이름은 조선 중기 대사헌을 지낸 한강 정구 선생이 '마을에 군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 한 말에서 유래했다."(한국관광공사)

김남수는 '1919년 예안장터 만세시위의 선봉에 선 이후 항일 운동에 몸바치다 투옥돼 2년여 간 서대문 형무소에서 복역했다. 45년 3월 고문 후유증으로 절명했다.' [출처:중앙일보]


이 순국기념비 오른쪽으로 보이는 고택들과 나무들이 엮어내는 풍경이 운치가 있었다.











후조당 종택에서 쪽문을 통해 옆으로도 갈 수 있었다.






















계암정은 설원당 김부륜의 아들인 계암 김령의 정자.


탁청정 김유의 차남인 양정당 김부신을 위한 정자.









이 군자마을은 세거지가 수몰되면서 유적들 위주로 옮겨 재배치하면서 어떻게 보면 이상한 마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유롭게 옛 한옥들의 정취를 느끼기엔 참 좋은 곳이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 소개>
600년 역사를 지닌 경북 안동시 군자마을에서는 고택 숙박 체험을 운영한다. 군자마을은 조선 초기부터 광산 김씨 예안파가 20여 대에 걸쳐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온 마을이다. 지금도 후손들이 살고 있으며, 영화 <관상>의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군자마을’이란 이름은 조선 중기 대사헌을 지낸 한강 정구 선생이 ‘마을에 군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 한 말에서 유래했다. 산기슭을 따라 200~500년 된 국가민속문화재 고택들이 늘어서 있고, 마을 앞으로는 낙동강 줄기가 흐른다. 이 모습은 1970년대 중반 안동댐이 건설되며 수몰될 위기에 처한 군자마을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재조성한 것이다. 숙박 장소로 개방된 공간은 예안파 종택의 별당인 후조당과 후조당 사랑채, 읍청정, 산남정, 규수방, 군자방, 송죽방 등이다. 후조당과 후조당 사랑채, 읍청정, 산남정은 고택으로 화장실이 외부에 있다. 규수방, 군자방, 송죽방은 새로 지은 한옥으로, 숙박객의 편의를 위해 강당과 샤워실,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퇴계 이황이 쓴 현판을 단 후조당은 툇마루에서 내려다본 마을 전경이 특히 인상적이다. 뒤편으로 소나무숲이 우거져 머무는 내내 솔향기가 은은히 풍긴다. 읍청정은 조선 중기 학자인 김부의 선생의 호를 따 지은 정자로 스승인 퇴계 선생이 이름 지었다. 이 외에도 영남 지방의 개인 정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탁청정이 마을 안에 있다. 우아한 팔작지붕 아래 있는 현판은 한석봉의 글씨고, 마루에는 퇴계 이황 등 여러 학자의 시판(시를 새겨 넣은 판)이 걸려 있다. 가문 출신들이 남긴 고서와 문집, 교지 등 각종 고문서를 전시한 숭원각은 요청하면 둘러볼 수 있다. 10인 이상 주문 시 1인당 9000원에 반가의 아침상을 맛볼 수 있다. 다도, 한복 만들기, 떡 만들기, 식혜 만들기 등의 체험은 코로나19로 잠정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예약 시 요청하면 국악 공연(비용 별도)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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