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nes (1883- 1946) - Hayek (1899 - 1992)
[후감]
널리 유행하는 신자유주의라는 말이 자유주의와 어떻게 다른 것인지, 이 말과 하이에크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내 지식은 거기서 한 발자국도 더 나가지 못했다. 신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책도 몇 권 구입을 하긴 했으나, 정작 읽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문득 책장에 꽂힌 채 녹슬어가던 이 책에 눈이 가닿았고 책을 펼치고 보니 내용이 흥미롭고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 빠르게 읽었다. 경제학에는 문외한이라 책도 읽지 않았는데, 우연히 손에 들어와 읽게 된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에 버금갈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사회주의 내지는 공산주의의 실질적인 몰락 이후, 그러니까 마르크스의 사상이 한풀 꺾인 이후 주도권을 쥔 자본주의 내에서의 대표적인 경제학자라고 할 수 있는 케인즈와 하이에크를 주로 비교하고 있는 이 책은 나에게는 케인즈에 대한 지식을 확대시켜 준 것은 물론, 하이에크와 신자유주의의 관계, 신자유주의의 개념을 정초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신자유주의란 어떻게 보면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창했던 '보이지 않는 손'의 이론을 현대적 상황에 맞게 되살린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케인즈가 '대공황의 경제학자'였다면, 하이에크는 '인플레이션의 경제학자' (225)이자, 현재 그의 이념이 '전세계를 평정한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에도 '케인즈와 하이에크 사이의 대결은 진행 중이다'(184)라고 필자는 두 사람의 비교 연구를 매듭짓고 있다(새자유주의 new liberalism 케인즈 / 신자유주의 neo liberalism 하이에크 (156)). 자유주의(혹은 자본주의) 내에서 케인즈가 좀 더 왼쪽이라면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하이에크는 좀 더 오른쪽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웠던 사실은 예전에 김우창이 2차 세계 대전의 원인을 승전국이 패전국에 부과한 지나치게 과도한 배상금에서 찾았는데, 케인즈가 1차 세계 대전 이후위원회에 직접 참가하여 배상금을 낮추려고 애를 많이 썼지만 실패했다는 점이다. 김우창의 주장은 케인즈의 그것과 맞닿아 있다.
[발췌]
6) 경제학이란 사람들의 선택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이들이 어떠한 원리에 따라 행동하는지를 수학이나 통계학 등의 도움을 받아 밝혀내는 학문.
21) 늦든 빠르든 선에 대해서든 악에 대해서든 위험한 것은 사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 (케인즈,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
27)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생산의 목적이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있지 않고 이윤을 얻는 데 있기 때문에 사회가 필요로 하는 수준 이상으로 상품을 과잉생산하는 내적 경향을 띤다.
44) 하이에크 -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라면 현존하는 곤궁을 인식하는 한 사회주의가 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경제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보수적인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46) 대처 --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을 읽고 (신)자유주의에 경도
62) 케인즈 - 공황의 원인 역시 과잉투자 및 이에 따른 과잉 생산이 아니라 수요(케인즈 자신의 용어에 따르면 '유효수요 effective demand)의 부족이라고 봄.
69) 케인즈의 처방과 더불어 자본주의는 최악의 시기를 견딜 수 있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역사상 유례없는 황금기를 누렸다는 사실이다.
82) 하이에크도 경제활동을 '카탈락시 게임'(Game of catallaxy)이라고 부르며, 이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기능*지식*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다르지만 누구든 게임의 규칙에 따라야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97) 케인즈는 마르크스의 착취론에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기업가와 노동자 사이에 존재하는 힘의 불균형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윤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바람직하다고 믿었다.
111) [하이에크]도 집산주의적 정서가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시장과 자본주의가 사람들에게 안전을 제공하지 못한 데에 있으며, 최소한의 필요불가결한 안전은 '시장의 외부'에서 제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즉 사회와 시장의 질서 유지에 있어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은 하이에크도 인정하고 있었다.
119) 하이에크는 사회주의자들이 "이제까지 인간에 의해 고안된 것 중 가장 위대한 자유의 수단"인 화폐를 헐뜯는다고 비판한다(<노예의 길>) . . . . 반면, 케인즈는 화폐가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화폐가 인간 사회를 한층 초라한 것으로 타락시켰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다.
(최인훈 - 돈을 사랑하면서 미워하라. Wallace Stevens - 시는 돈이다라는 말 등도 떠오른다.)
123) 하이에크 - 독일 * 프랑스 * 영국이 미국의 주로 편입되어야 한다거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은 부당하지 않다거나, 칠레의 피노체트 독재 정권을 높게 평가애야 한다거나, 미국 및 영국과 긴장 관계에 있던 이란(1979)과 아르헨티나(1982)를 폭격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 양식 있는 시민의 감각과는 동떨어진 주장.
152) 생산은 침체되고 고용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물가만 상승하는 불황하의 인플레이션 곧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다. 기존 케인즈주의 경제학의 이론 체계로는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가운데 불황이 지속되는 새로운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고, 이것은 케인즈주의 경제학을 몰락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56) 새자유주의 new liberalism 케인즈 / 신자유주의 neo liberalism 하이에크
167) 레이건 - 정부를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기업활동의 족쇄를 풀어야 한다.
184) 하이에크의 이념이 전세계를 평정한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에도 케인즈와 하이에크 사이의 대결은 진행 중이다.
186) 무하마드 유누스 - 방글라데시 마이크로크레디트 단체인 그라민 은행을 출범시켜 빈곤 퇴치의 새로운 사능성을 입증. 노벨평화상.
217) 20세기로 접어들면서 국가 간의 기술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대신 자본이 국경을 뛰어넘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상황은 반전된다. 이제는 자유 무역에 따른 경제적 이익과 비경제적 불이익의 저울질이 불이익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 것이다.
223) Goldilocks - 경제가 건실하게 성장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은 낮은 경제상황.
225) 케인즈가 '대공황의 경제학자'였다면, 하이에크는 '인플레이션의 경제학자'
228) 하이에크는 . . . 물가안정이란 개인들이 스스로의 결정에 대해 기꺼이 책임을 질 수 있는 자유사회의 핵심 전제존건임을 줄기차게 강조.
232) 아인 랜드 Ayn Rand - <아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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