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실수연발(이근삼 옮김, 정음사판)
램(Lamb) 남매의 [셰익스피어 이야기]를 원서로 읽다가, 특히 이 글 ‘실수연발’(The Commedy of Errors)의 상황설정부터가 사람의 배꼽을 빠지게 만들어서 직접 셰익스피어의 글을 읽을 시간은 없지만, 번역본이라면 괜찮을 듯 해서 빼어들었다. 몇 년 전에 본 베트 미들러가 출연하는 미국 영화도 두 쌍둥이가 서로 바뀌어서 해프닝이 일어난다는 것이었는데, 아마도 그 작품의 소재는 셰익스피어의 글이 아닌가 한다. 물론 셰익스피어도 다른 데서 그 제재를 따왔겠지만.
두 쌍의 쌍둥이의 이별과, 그로 인해 생기는 여러 가지 오해들은, 그 오해가 크면 클수록 보는 사람, 혹은 읽는 사람의 배꼽을 잡아 찢지만, 그것은 이 모든 것이 희극이라는 밑바탕에서 출발한다. 만약 잘못해서 진짜 큰일이 생긴다면 그 때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삶은 희극도 비극도 아니고, 이 둘이 마구잡이로 섞여 있는데. 하지만 왜 희곡이 삶을 그대로 묘사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