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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2001년도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사상사 [신경숙 - 부석사/ 구효서 -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by 길철현 2016. 12. 5.

*2001년도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사상사

 

1. 신경숙, 부석사 (대상 수상작) 330

사람으로부터, 그것도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극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두 남녀, 또 상처를 입힌 사람에게 한 마디 극악한 말도 하지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두 남녀, 그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났고, 또 여러 정황으로 새해에 부석사로 가기로 한다. 이 두 남녀의 여행길에는 개 한 마리가 끼여 있는 데, 이 개 또한 같은 개에게 심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에는 그러니까, 상처입은 것들끼리 모여서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들은 길을 잃고, 눈은 내리고, 날은 어두워 지는데, 차는 진창에 빠져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이다.

그들에게 남은 길은 서로를 감싸 안는 것뿐일까?

과연 두 사람은 서로를 감싸 안을 수 있을까?

 

*구효서,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구효서의 이 작품에는 사실과 환상이 교차하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가 천착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와 자신의 운명의 동일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능한, 혹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남자의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묘사의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점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줄거리>

이혼한 40대의 사나이가 혼자 조그만 아파트에 있으면서 하루 동안에 겪게 되는 이야기를 사실과 환상을 뒤섞어서 보여주고 있는 소설이다. 이 사내는 아버지가 어릴 적에 도깨비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일을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또 동시에 자신의 성격적인 특이함,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곰곰이 씹고 있다. 그러다가 환상 가운데 아버지의 전화를 받게 되고 아버지가 집을 떠난 경위와, 자기 자신의 현재 처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