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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리차드 E. 팔머,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이한우, 문예출판사(080726)

by 길철현 2016. 12. 7.

*리차드 E. 팔머, 해석학이란 무엇인가, 이한우, 문예출판사(080726)


이 책은 네 명의 해석학 이론가, 쉴라이에르마허, 딜타이, 하이데거, 가다머를 다룬 해석학 입문서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하이데거가 논의의 전개의 초점이며, 가다머는 하이데거의 이론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인물로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입문서이기는 하지만 현대 철학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수월하게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데, 내가 이 책에서 받은 핵심적인 인상은 데카르트 이후의 근대의 주관주의적 사상이 인간의 주관성을 최고의 기준으로 삼은 결과 인간에게는 세계의 [대상들]을 보다 완전하게 통제하는 일 이외에 아무것도 남지 않(322)’게 되었다는 비판이다. (거칠고 단순화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 비판은 하이데거가 [존재와 시간]에서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데, 하이데거의 인식의 새로움은 인간이 언어를 창안한 것이 아니라, 언어가 인간, 혹은 존재를 이끌어 간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는 신선하고 나를 충격으로 몰아넣는 많은 표현들이 있었다. 사십 년이 넘는 시간을 이 세상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음에도 내 좁은 머리는 이해의 폭이 일천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나는 이제, 이 삶을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내 철학 공부는 플라톤을 거쳐 아리스토텔레스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언어와의 질긴 싸움이 내 앞길을 조금이나마 밝혀 주리라고 생각한다. 차근차근 해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