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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

정동주, 순례자, 민음사(100112)

by 길철현 2016. 12. 16.

*정동주, 순례자, 민음사(100112)



-죽음은 계속되는 삶의 아름다운 과정이요

삶이 참되지 않을 때 죽음이 두렵다는 것. (85)

-, 이데올로기는 정녕 정신착란이다.

, 정치와 정치적인 것은 저주받을지어다. (104)

-생각해야 하느니

참으로 간곡하게, 너는 누구인지

무엇하러 여기 왔는지 생각해야 하느니.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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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창의 글을 읽는 일환으로 접하게 된 이 장시는 80년대 한국의 현실을 신랄하게, 그러니까 배금주의와, 한탕주의(?), 육욕에 몸부림치는 사람들, 가난한 남녀 공원들의 팍팍한 일상, 남북의 대결 상황, 독재 정권 등을 비판,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글쓰기가 시로서 어떻게 효과를 거두는지는 잘 와 닿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이 시집을 제대로 읽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이 시가 재미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우창은 이 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궁금하다.

 

+김우창은 정동주의 시가, 우리 시사에서는 보기 드문 주지적인 시이고, 또 명징한 시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의 시는 당대의 현실의 각 분야, 정치, 경제, 군대, 종교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그의 시는 상당 부분 엘리엇에 빚지고 있다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주장하는 오늘의 많은 어려움과 모순은 생존과 정신적 가치의 근본으로서의 자연을 버린데 있다는 말은 오늘의 역사 과정 속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가닿을 지는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