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뿔. 창비[0207]
시들이 다가가기 힘들지 않아서 일단은 좋았다. 오랜만에 사 든 시집. (왜 이렇게 되고 말았던가? 내 젊은 날의 꿈은 어디로 가고 나는 이렇게 바닥을 기고 있는가? 많은 것을 경험하고, 생각하고, 깨닫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제자리걸음인지도 모르겠다.)
이 시집에 실린 신경림의 시들은 첫 작품인 “떠도는 자의 노래”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우리 인간살이가 안고 있는 태생적인 결핍--라캉 식으로 말하자면 결여--을 메우려는 부질 없는 시도들이 드러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늙어서 죽음에 다가감에 따라, 많은 것을 체념하는 몸짓도 보인다.
이 시집도 십 년도 전에 나왔다는 사실이 참 시를 멀리하면서 살아왔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다.
노래가 어려운 것처럼, 시도 어렵다.
노래는 생각하지 않고 부르는 것인가? 난 그런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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