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518 사진 두 장 사진 두 장 (020719 - 수정 211129) 어릴 적에 살던 집 큰방에는 꽤 넓은 다락방이 있었다. 온갖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공간이었는데, 사진들을 되는대로 담아두던 큼지막한 종이 상자도 하나 있었다. 원래 그 용도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흐린 기억으로 내의 포장용 상자보다 좀 컸던 그 상자는 덮개가 짙은 자줏빛이었던 듯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덮개는 사라지고 없었다. 배운 것도 없었고 가진 것은 더더욱 없어서 남들이 피하는 비천한 일을 해야만 했던 부모님이라 우리가 예전에 흔히 그랬듯이 사진들을 앨범에다 차곡차곡 정리할 정서적 여유는 없었지만, 그래도 정신없이 혼자 내달리는 시간을 붙잡아 매어두고 싶은 소망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였으리라. 삼십 년 이상된 해묵은 흑백 사진들, 그 중에.. 2016. 3. 18. 새로운 여성상의 등장 -- 이해조의 [홍도화, 상]을 읽고 새로운 여성상의 등장--이해조의『홍도화, 상을 읽고 필자는 외국 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나, 우리 문학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아 우리 소설이나 시를 나름대로 꽤 많이 읽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문학의 경우 시는 최남선을 기점으로, 또 소설은 이광수를 경계로 하여 그 이전 .. 2016. 3. 18. 가족과 친구와 그리고 광주 - 공선옥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가족과 친구와 그리고 광주 -공선옥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읽고 언제부터인가 우리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재미가 없어졌다. 고만고만한 이야기를 고만고만한 방식으로 풀어나간다는 생각. 그러다가 이미 헤어진 옛 애인의 집을 찾아가듯 가끔씩 소설을 한두 편 다시 읽어보면, .. 2016. 3. 18. 광장 속의 개인 -- 최인훈의 [광장]을 읽고 광장 속의 개인--최인훈의 [광장]을 읽고 최인훈의 대표작인 [광장]이 발표된 지도 벌써 40년 이상이 지났다. 거기다 작품 속의 대부분의 한자어를 비한자어로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이해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들을 고친 전집판 [광장]이 처음 나온 지도 벌써 25년이나 지.. 2016. 3. 18. 이전 1 ··· 1369 1370 1371 1372 1373 1374 1375 ··· 13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