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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 삼거리 운악산 삼거리 지금(2012년 7월 3일) 쓰려는 이야기는 나의 많은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과거의 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도 14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또 나의 많은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여러 번 쓰려고 시도했음에도 번번이 중도하차하고만 그런 이야기 중의 하나이다. (글쓰기.. 2016. 3. 10.
새끼고양이 새끼고양이 한 마리 열어둔 현관문으로 몰래 들어와 먹을 것 하나 없는 내 아파트로 들어와 무심히 닫힌 문에 감금되어 낯선이와 하룻밤을 동숙하네 집이 그리워 새끼고양이 밤새 애기 울음으로 내 꿈 어지럽혀도 잠에 취한 나는 그 울음 목 졸라 질식시켜 버리네 목 졸린 울음 내 가슴에 몰래 내려앉아 무거운 두 눈 무거운 두 발 허우적허우적 화장실로 나아가는데 새끼고양이, 무거운 두 눈 화들짝 들어올리네 울음소리 쿵하고 떨어져 내리네 불안과 침묵의 한순간이 지나고 너는 내게로 다가와 발을 내미네 나도 가만히 네 등을 쓰다듬네 길 잃은 새끼고양이 한 마리 (19980602) (19980722) (20000618) (20040715) (20230830) 새끼 고양이 새끼 고양이 한 마리 열어둔 현관문으로 숨어들어와 .. 2016. 3. 10.
너, 침묵 혹은 부재 너, 침묵 혹은 부재 술 취한 발걸음은 자동인형처럼 너에게로 향하지만 이 걸음이 마침표를 찍는 곳엔 어두운 침묵만이 휑뎅그레 놓여 있을 뿐이라는 걸 도돌이표로 익힌 한 걸음 한 걸음 수렁처럼 무겁고 봇물 터진 울음마저 네 발가락 하나 적시지 못하는 바라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 2016. 3. 8.
시우리 그 길에서 시우리 그 길에서 이 길의 주인은 풍경이다 가을을 두드리는 비가 젖은 논이며, 집이며, 나무와 먼 산을 다시 적시고 내 싸구려 우산을 뚫고 들어와 나를 적시고 소리로 가득 찬 적막을 나는 걸어간다 풍경이 주인인 이 시골길을 걸어간다 슬픔은 지나갔어도 슬픔의 기억은 떠날 줄 모르고 우산을 뚫고 적시는 이 비처럼 나를 자꾸만 허우적거리게 한다 논두렁을 따라 난 이 좁은 길은 어디쯤에서 끝이 나는가 그래, 이 길이 끝나는 곳까지만 슬퍼하자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길은 이어지고 빗줄기는 자꾸만 굵어져 가고 도랑물은 와랑와랑 울어 젖히고 그때, 길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인 듯 환영인 듯 빗속을 떨치고 날아오르는 새 한 마리 빗속을 떨치고 날아오르는 새 한 마리 *시우리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2016.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