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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는 말

3일 차 탁구 레슨을 마치고

by 길철현 2016. 12. 31.


이번 방학에는 수입이 공식적으로 빵 원이다. 과외 자리를 여기저기 알아보고는 있지만 불경기에다 노구라 잘 나지가 않는다. 여러 생각 끝에 우선 탁구 레슨을 시작했다. 삼십 년 가까운 시간 동안 탁구 레슨을 받기만 했지, 공식적으로 탁구 레슨을 한 적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 잘 가르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안 드는 것도 아니다.


아마추어 출신이라 탁구 선생으로서의 나의 위치가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의정부 쪽에서 시작했다. 단순히 주어진 시간 레슨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탁구장을 좀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 그래야 나에게 돌아오는 소득이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있다 - 함께 가지고 레슨에 뛰어들었다.


탁구에 대한 나의 애정은 탁구 실력의 향상과 함께(쉰 한 살의 나이에!) 올해 들어 더욱 더 가열차게 타올랐다고 할 수 있는데, 나의 애정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은 좋다.


레슨을 시작하고 3일이 지났다. 아직 나의 회원이 확실하게 확보된 상황은 아니어서 - 관장님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자고 한다 - 관장님 회원을 대신해서 레슨을 하고 또 남는 시간에는 회원들과 그냥 탁구를 치고, 또 핸디 게임을 하는 그런 정도이지만, 네 시간 정도를 거의 쉬지 않고 운동을 한 다음, 내 본거지인 [황남숙 탁구교실]로 와서 레슨도 받고 시합도 하자니, 아무리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라도, 다소 버거워한다(잠이라도 푹자면 피로가 많이 풀릴 텐데, 정신이 고양되어서 인지 수면 시간도 좀 줄어서, 낮에 토막잠이라도 자지 않으면 더욱 힘겨울 것이다).


[무엇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이 줄었다. 레슨 가기 전까지의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논문을 마칠 때까지 가용 자산으로 버티는 것도 한 방편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때늦은 영문학 박사 학위가 큰 효용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2017년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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