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는 나에게 굉장히 뜻 깊은 해였다. 사람살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말처럼 기쁨이라는 날실과 슬픔이라는 씨실이 교차하면서 짜나가는 천과 같다고 비유를 했는데, 내 삶은 날실은 부족하고 씨실만 많은 뭔가 균형이 무너진 그런 상태였다가, 작년 한 해는 날실이 많이 보충되었다고 할 수 있다(그닥 적절한 비유는 아니다).
사실 기쁨이든 슬픔이든 아픔이든 우리에게 닥쳐오는 모든 일들을 니체가 말하는 "운명애"의 정신으로 수용해야 함을, 그러지 않을 도리가 없음을 알면서도, 보통의 마음 수련으로는 그러한 경지에 이르기는 지난하다. 오히려 우리에게 닥쳐 오는 일에 일희일비하면서 사는 것이 좀 더 인간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해에 들면서 네 번째 레슨을 마쳤고, 어제는 나에게 등록한 회원도 생겼다. 열 명 정도의 레슨 회원을 확보해야 한 달에 백만 원가량의 수입이 들어오는데 현재로서는 목표를 향해서 여러 가지 방법과 시도들을 좀 더 모색해야 한다.
돈 문제가 뒤에 걸려 있기 때문이겠지만, 몸은 상당히 피곤해도, 아직까지는 회원들과 탁구를 치는 일이 즐겁다. 영어 과외를 할 때는 몇몇 경우 공부가 하기 싫어서 몸부림치거나, 혹은 과도한 학습량 때문에 조는 학생들을 적절하게 다루는 문제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는데(나는 너무 피곤해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일이십 분 정도 자게 한 다음 수업을 했는데, 이 방식을 싫어하는 부모님들도 많이 있을 듯하다는 생각과 또 부모님이 그런 모습을 보면 오해를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였다), 적어도 탁구를 가르칠 때는 그런 문제로 고민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탁구를 배우기 싫어하는 자식을 억지로 탁구장에 보낸 정말 보기 드문 경우라면 모를까?).
레슨을 받기 위해 탁구장까지의 어려운? 발걸음을 내디딘 분들은 건강을 위해서든 혹은 취미, 여가 활동의 일환이든 탁구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고, 또 공부라는 정적인 것과 달리 몸을 움직이는 동적인 것이라, 일차적으로 그것이 주는 쾌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갑자기 동물원에서 공을 가지고 이리저리 몰고 다니는 호랑이나 사자 등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직도 레슨을 받고 있는 학생의 입장이면서, 또 동시에 다른 회원분들을 가르치는 선생의 입장에도 서야 하기 때문에, 생각할 것이 더욱 많아졌다. 그러한 점들을 이 카테고리 아래 적어나가볼 것이다. 물론 공개하기 힘든 비밀스런 이야기나, 감정적인 면들은 또 따로 일기장에다 적어야 겠지만.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부분들을 여기에 적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사람들이 탁구라는 공통분모 아래 모인 이 [어룡 탁구장]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전개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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