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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는 말

살아있다는 것이

by 길철현 2017. 1. 8.


다른 나라는 한파로 시달린다는데 2017년 정초의 날씨의 포근하다. 포근하다 못해 덥다. 내복파인 나에겐 파카까지 입고 지하철을 타면 땀이 삐질삐질 흐른다. 겨울이 이래도 되는가 싶다.


우주는 예전에 인간이 생각한 것보다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크고(또 지속적으로 팽창해나가고 있고) 그 안에 있는 항성이며 행성, 위성들도 또 무한에 가까울 정도로 많지만, 우리는 아직 외계 생명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유에프오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들려오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중 어느 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 정말로 이 우주에 다른 생명체는 없는 것인지(영화 [멜랑콜리아]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은 무슨 근거에서인지는 몰라도, 종말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자신 있게 다른 생명체는 없다고 말한다), 아니면 다수의 과학자들이 믿고 있듯이 우주에 분명히 다른 생명체, 더 나아가 인간과 같은 지적인 생명체가 있는지(영화 [컨택트]에서는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정말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확실하지 않다.


현재의 우주가 너무 넓기 때문에 교류가 불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지적인 생명체가 살고 있는 행성들은,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인 핵무기나 환경 오염으로 멸망하고 말았는지 그것 또한 그냥 상상할 수밖에 없다. 사실 우주적인 차원에서 볼 때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일 수 있지만, 또 반대로 이 우주에는 행성이나 위성들이 차고 넘친다.


한 순간 지상에 두 다리를 딛고 살다가 간다는 것을 생각할 때 모든 것이 조금은 가벼워야 하는데, 감정은 터무니도 어처구니도 없게 전 우주를 창조하고 파괴하는 진폭으로 일렁거리기 일쑤이다. 지나고나면 '왜 그랬을까' 후회를 하면서도. 갈대이면서도, 생각하는, 혹은 느끼는 존재인 인간은 너무나 보잘 것 없으면서도 또 역설적으로는 이 우주를 품었다 놓았다 할 존재이기도 하다. 내가 없는 우주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예전부터 지녀온 이 생각은 아직도 유효한가? 아직도 유아적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맴돌고 있는 것인가?


날은 너무나도 포근하고 이 순간 여기에서 살아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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