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올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갔다. 인간이 세운 개념들 중에 시간만큼 무자비한 것도, 무서운 것도, 또 이해하기 힘든 것도 따로 없을 것같은 생각도 든다. 아인쉬타인은 절대적으로 보이는 시간마저도 상대적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라캉은 '실재'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인간이 이룩한 '상징 체계'- 시간 관념도 그 중 하나일 것인데-의 유용성과 한계성을 동시에 이야기했다.
몇 자 적지도 않았는데 하고 싶은 말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생각은 엉뚱한 곳에서 춤을 춘다. 아마도 직면해야 할 문제가 피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비겁'이라는 말이 비수처럼 와서 꽂힌다).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본다. 나는 내 삶을 제대로 살아오지 못했는가? 그것을 판단해 줄 사람은 누구인가?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가? 먹고 사는 문제에 지나치게 연연해하지 않는--그것은 어찌보면 생존에 지나치게 애착을 갖지 않는 그런 태도일 것인데--그런 삶을 꿈꾸었던가? 그것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허황된 꿈에 지나지 않았던가?
이 삶에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앞서는 것은 없는가? 인간은 그런 면에서 철저히 동물적인가?
당장 내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불확실성과 현재의 나의 경제적인 능력 부족, 그에 반비례하는 과도한 지출 등은 나를 벼랑 끝은 아니더라도 위태로운 곳으로 내몬다.
오십을 넘겼다는 것. 그만큼 삶의 변화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것. 그럼에도 쉽사리 포기하지 않고 밀고나가겠다는, 팍팍할 수 있는 현실과 맞서겠다는 의지?
엄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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