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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는 말

정신이 없어도 정신을 차리

by 길철현 2017. 2. 28.


지난 토요일(2월 25일) 대구에서 탁구치는 후배들과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요즈음 잠을 두세 시간밖에 못 자서 굉장히 힘들다고 했다. 피곤에 지쳐 만사에 무감각한 듯한 표정이 그 내막은 잘 모르지만 불면의 고통을 한 눈에 말해주고 있었다. 나 역시도 불면의 고통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요즈음은 의욕과잉인지 네다섯 시간만 자고 나면 깨어서 몸이 피곤한데도 잠이 오지 않아 그가 처한 상황의 괴로움을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불면증으로 고생한 적이 없는 후배 한 명은 잠이 안 온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술이 들어가자 '잠이 안 오면 한 번 하면 잠이 오지 않나요?'라고 비아냥 섞인 농담도 했다). '나의 경우 불면이 심할 땐 잠이 드는 순간에 깬다'고 내가 말하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이었다(그게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요?).


인간이 살아가는데 여러 가지  행*불행이 있지만 잠을 잘 잔다는 것도 커다란 행복 중의 하나이다. 2주 정도 수면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는데, 며칠 전에는 차를 새로 구입하는 문제로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갔다 올라오는데,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대구로 내려갔다 와야 했다(금요일 저녁이라 기차표가 없어서 부득이 다시 운전을 해야만 했다). 거기에다 피하기 힘든 술자리들, 결국 내 몸은 견디지 못하고 감기에 들고 말았는데, 감기약 덕택(?)에 그런대로 어제는 잠은 푹(삭신이 수셔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지만) 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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