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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아둔과 우둔

by 길철현 2016. 4. 14.

 

 

아둔과 우둔

 

 

 

아둔과 우둔이 아 우연찮게 만나

첫눈에 그만 서로의 둔함에 반해

집을 짓고 오손도손 살았대요

때론 아웅다웅 하면서요

아둔은 아둔하게

우둔은 우둔하게

그렇게 살았는데요 그래 그만

기쁘게도 덜컥 애기가 생겼대요

애기를 아둔으로 해야할 지

아니면 우둔으로 해야할 지

아둔은 우둔으로

우둔은 아둔으로

처음엔 서로서로 양보를 했더래요

시커먼 속에서는

아둔은 아둔으로

우둔은 우둔으로

소리 없는 고함이 터져 나오는데도요

아침부터 우중충한 어느 날

아둔이 아 할 때

우둔은 우 했대요

아 하니 우 하고

우 하니 아 해서

아 우 아 우 아우아우

결국 아우 성만 남았다더군요

                                

                        (98년 7월 7일)

                        (98년 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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