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둔과 우둔
아둔과 우둔이 아 우연찮게 만나
첫눈에 그만 서로의 둔함에 반해
집을 짓고 오손도손 살았대요
때론 아웅다웅 하면서요
아둔은 아둔하게
우둔은 우둔하게
그렇게 살았는데요 그래 그만
기쁘게도 덜컥 애기가 생겼대요
애기를 아둔으로 해야할 지
아니면 우둔으로 해야할 지
아둔은 우둔으로
우둔은 아둔으로
처음엔 서로서로 양보를 했더래요
시커먼 속에서는
아둔은 아둔으로
우둔은 우둔으로
소리 없는 고함이 터져 나오는데도요
아침부터 우중충한 어느 날
아둔이 아 할 때
우둔은 우 했대요
아 하니 우 하고
우 하니 아 해서
아 우 아 우 아우아우
결국 아우 성만 남았다더군요
(98년 7월 7일)
(98년 7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