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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그리스 원정 도중, 페르시아의 왕 크세륵세스에게 왕의 숙부인 아르타바노스가

by 길철현 2016. 4. 15.


그리스 원정 도중, 페르시아의 왕 크세륵세스에게 왕의 숙부인 아르타바노스가


폐하, 폐하께서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헬레스폰토스 강이 온통 함선으로 뒤덮이고 아비도스의 평원이 군대로 가득 찬 광경을 보고, 폐하의 행운에 환호를 보내더니, 이제는 울음을 떨구십니다그려.


폐하, 백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난 다음에는 이 수백 만 대군 중의 한 명도 이 지상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을 생각하니 그 덧없는 짧음이 뼛골에 사무친다는 말씀, 제 가슴에도 화살처럼 꽂힙니다.


폐하, 하나 인생에는 그보다 더 슬픈 일이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그토록 짧다고 하지만 삶보다 차라리 죽음을 원하는 일이, 그것도 한 번뿐이 아니라 여러 번 일어나지 않는 자는, 그렇게 행복한 자는 단 한 명도 없는 줄로 압니다. 재앙은 우리를 덮치고 병마에 신음하는 자에게는 하루가 영겁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때로 죽음은 이 고통스러운 삶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달콤한 피신처이기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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