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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조지프/콘래드아프리카제국

V. I. 레닌 - 제국주의론. 남상일. 백산서당. [1917]

by 길철현 2018. 12. 30.

[감상]

정신 분석이 내 30대와 40대의 주된 화두였다면, 50대의 화두는 제국주의라고 해야 할 듯하다. 싫든 좋든 우리는 제국주의의 유산 속에서 살고 있으므로, 그 말의 부정적 함의뿐만 아니라,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유럽 각국(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팽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우리 현재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는 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국주의는 워낙 광범위한 현상이기 때문에 쉽사리 그 정체를 파악할 수는 없다. 일차 세계 대전이 진행되는 와중에, 그리고 러시아에서 볼셰비키 혁명을 일으키기 전에 발표된 레닌의 이 글은 '경제적 제국주의 이론의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되는 J. A. 홉슨의 [제국주의론]에 상당히 빚지고 있다. [그의 논지의 핵심은 제국주의의 식민지 확충이 국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별로 실익이 없는데도 전 유럽 국가가 거기에 매달리는 것은  '국가 자원의 관리권을 장악하고 이를 그들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어떤 일부 세력에 전체 국민의 경제적 이익이 종속돼 있기 때문'(45)이라는 것이다.](감상에서 인용)


레닌은 제국주의를 '자본주의의 최고단계'라고 규정짓고, 자본주의의 자유경쟁 체제가 거대 기업의 독점화,  소수 은행에 의한 자본의 독점화로 인해 제국주의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인용들을 살펴보자.


(90) 자본의 소유가 자본의 생산적 투자와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이 산업자본 또는 생산적 자본과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으로부터 나오는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생활하는 금리생활자가 기업가 및 기타 자본경영에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사람들과 분리되는 것, 이것들은 자본주의의 일반적 특성이다. 제국주의, 혹은 금융자본의 지배란 곧 그러한 분리가 상당한 정도에 이른 자본주의의 최고단계이다.


(122) 제국주의를 가능한 한 간결하게 정의한다면, 자본주의의 독점단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의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편으로 금융자본이라는 독점적 산업가단체의 자본과 융합하고 있는 소수 독점적 거대은행의 은행자본이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 세계의 분할이란 어떤 자본주의 열강에 의해서도 장악되지 않은 영토까지 아무 장해 없이 확장될 수 있었던 식민지정책으로부터 모든 분할이 완료된 영토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려는 식민지 정책으로의 이행이기 때문이다.


(161) 제국주의의 경제적 본질은 독점자본주의이다. 제국주의의 역사적 위치는 바로 그러한 본질에 의해서 규정된다. 왜냐하면 자유경쟁의 토양에서, 즉 바로 자유경쟁 자체에서 성장해 나온 독점은 곧 자본주의체제로부터 보다 높은 사회경제적 질서로의 과도형태이기 때문이다.  


금융자본의 독점화, 과잉자본의 해외 수출 등을 '제국주의의 경제적 본질'로 보면서, 레닌은 당연하게도 '자본주의의 최고단계'인 제국주의가 사회주의로 이행될 것이라고 결론을 짓고 있다. 독창적이라기보다는 홉슨의 분석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논지 자체도 심도 있는 것은 못 되지만, 이 당시 유럽 대중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진행되던 제국주의의 경제적 측면의 본질을 사회주의자의 입장에서 명쾌하게 지적하려 했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 아닌가 한다.   



[인용]

옮긴이 서문 - [제국주의론]의 올바른 이해와 그 교훈

(9) 제국주의의 경제는 제국주의의 식민지정책과 전쟁을 확실히 규정

- "처음으로 전세계는 완전히 분할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오직 재분할만이 가능할 뿐이다"(110)

(11) 자본주의는 오직 특정한, 그리고 매우 높은 발전단계에서만 자본주의적 제국주의가 될 수 있다.

(14) 카우츠키의 '제국주의론' - 국제카르텔에 의한 '평화로운' 세계의 공동착취

(16) "제국주의의 앞날에 대한 전반적인 열광, 제국주의에 대한 광적인 변호와 최대한의 미화, 이것들이 바로 현 시대의 특징"(145)

(20) 제국주의와 기회주의는 반제국주의투쟁에 있어 불가분한 관계에 있음을, 즉 전자는 후자를 형성*배양하는 물적 토대임을 밝힌 것이다.


- 서문

(29) 홉슨의 저작을 많이 참조  (1030-)


제1장 생산의 집적과 독점

(44) 1907년 독일에서 천 명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은 586개가 있었다. 이들 기업은 총 노동자수의 거의 1/10(138만 명)을 고용하고, 증기력과 전력 총량의 거의 1/3(32%)을 소비했다. . . . 화폐자본과 은행은 한 줌밖에 안 되는 대기업의 이러한 우위를 한층 더, 문자 그대로 압도적인 것으로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수백만의 중소기업은 물론 일부 대'경영주'조차도 수백 명의 금융 갑부들에게 사실상 완전히 예속되어 버렸다.

(45) 경쟁에서 독점으로의 . . . 전화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의 중요한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53) 자본주의는 제국주의 단계에 이르러 생산의 전면적인 사회화에 바짝 접근한다. 말하자면, 자본주의는 자본가들을 그들의 의지나 의식에 반하여 어떤 새로운 사회질서, 곧 완전한 자유경쟁으로부터 완전한 사회화로의 과도적인 질서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56) [거대 기업의 독점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룸. ]


제2장 은행과 그 새로운 역할

(59) 은행업무가 발전하고 소수의 수중으로 집적됨에 따라, 은행은 중개자라는 소극적인 역할로부터 탈피하여, 거의 모든 자본가와 소경영주의 화폐자본 및 한 나라 혹은 여러 나라의 생산수단과 원료자원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강력한 독점체가 된다. 소극적인 중개자로부터 한 줌의 독점체로의 이러한 전화야말로 자본주의가 자본주의적 제국주의로 성장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과정의 하나이다.

(69) 낡은 형태의 자본주의, 즉 증권거래소라는 필수불가결한 조절기를 가졌던 자유경쟁의 자본주의는 소멸하고 있다. 이것에 대신하여 나타난 새로운 자본주의는 과도적인 형태, 즉 자유경쟁과 독점의 혼합물로서의 명백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75) 아이델스 -  공황에 의해 비로소 산업 및 은행에서의 집적 과정은 엄청나게 가속화 * 격화되고 한층 강력해졌으며, 산업과의 연관을 처음으로 대은행의 실질적인 독점으로 전화시킴으로써 훨씬 밀접하고 능동적인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3장 금융자본과 금융과두제

(77) 힐퍼딩 - 은행은 점점 더 산업자본가로 전화. 이러한 은행자본, 즉 사실상 산업자본으로 전화되는 화폐형태의 자본을 나는 '금융자본'이라 부른다. 금융자본이란 은행이 통제하고 산업자본가가 사용하는 자본을 말한다.

(90) 자본의 소유가 자본의 생산적 투자와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이 산업자본 또는 생산적 자본과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으로부터 나오는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생활하는 금리생활자가 기업가 및 기타 자본경영에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사람들과 분리되는 것, 이것들은 자본주의의 일반적 특성이다. 제국주의, 혹은 금융자본의 지배란 곧 그러한 분리가 상당한 정도에 이른 자본주의의 최고단계이다. 다른 모든 형태의 자본에 대한 금융자본의 우위는 곧 금리생활자와 금융과두제의 지배를 의미하며, 금융적으로 '강력한' 몇몇 국가가 나머지 다른 모든 국가 위에 우뚝 선다는 것을 의미.


제4장 자본수출

(93) 상품 수출 --- 자본수출

(94) [과잉자본을 후진국에 높은 이율로 수출]

(95) 세계의 대다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제국주의적 억압과 착취의 토대이며, 한 줌밖에 안 된느 부유한 국가들의 자본주의적 기생성의 토대.

(96) 영국의 식민지 제국주의 - 프랑스 ; 고리대 제국주의. 독일 - 식민지는 얼마 되지 않으며, 외국에 투자된 독일 자본은 유럽과 아메리카대륙에 거의 비슷하게 배분.

(97) 금융자본은 독점의 시대를 열었으며, 독점은 모든 곳에 독점적 원리를 도입.


제5장 자본가단체들 간의 세계분할

(99) 아이델스 - "은행은 절박한 자본의 필요를 느끼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도움을 주지 않았으며, 처음에 광적인 호경기를 조성하고는 그 다음에 은행과 밀접히 연결되지 않은 회사들을 절망적으로 파산시켰다."

(107) 자본주의 최근단계의 시대는 곧, 자본가단체들 간에 세계의 경제적 분할을 토대로 하여 일정한 관계가 성장했다는 사실, 그리고 이와 아울러, 또 이와 관련하여 정치적 동맹체 사이, 국가들 사이에서도 세계의 영토적 분할, 식민지 획득을 위한 투쟁, 즉 '세력권을 확장하기 위한 투쟁'을 토대로 하여 일정한 관계가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제6장 열강 간의 세계분할

(110) Supan - 19세기 말의 영토 확장

- 현 시기의 특징은 아프리카와 폴리네시아의 분할

- 자본주의 나라의 식민지정책이 지구상의 미점령지역에 대한 장악을 완료. 처음으로 전세계는 완전히 분할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오직 재분할만이 가능할 뿐이다. 즉 이제 영토는 주인없는 상태에서 어느 '주인'에게로 이전되는 것이 아니라 한 '주인'으로부터 다른 '주인'에게로 이전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표현에서도 원주민의 권리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다.]

(111) 자유경쟁이 지배적이었던 독점 이전의 자본주의가 최고도에 달한 시기는 1860년대와 1870년대였다. 지금 우리는 이 시기 바로 직후에 식민지 정복이 엄청나게 '확대'되고 세계의 영토적 분할을 위한 투쟁이 극도로 격화되고 있음을 본다. 그러므로 자본주의가 독점자본주의 단계로, 금융자본으로 이행한 것이 세계분할을 위한 투쟁의 격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영국에서 자유경쟁이 가장 번성했던 시대인 1840-60년간에 영국의 지도적 부르조아 정치가들은 식민지정책에 반대했으며, 식민지해방, 즉 영국으로부터 식민지의 완전한 분리가 불가피하고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Beer ; 디즈레일리 - 식민지는 우리 목에 걸린 맷돌이다.

- 그러나 19세기 말 영국의 당대의 영웅은 공공연히 제국주의를 옹호하고 가장 냉소적으로 제국주의적 정책을 수행한 세실 로즈와 조셉 체임벌린이었던 것이다.


제7장 자본주의의 특수한 단계로서의 제국주의

(122) 제국주의를 가능한 한 간결하게 정의한다면, 자본주의의 독점단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의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한편으로 금융자본이라는 독점적 산업가단체의 자본과 융합하고 있는 소수 독점적 거대은행의 은행자본이기 때문이며, 다른 한편으로 세계의 분할이란 어떤 자본주의 열강에 의해서도 장악되지 않은 영토까지 아무 장해 없이 확장될 수 있었던 식민지정책으로부터 모든 분할이 완료된 영토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려는 식민지 정책으로의 이행이기 때문이다.

(125) 홉슨 [제국주의론]

- 새로운 제국주의가 이전의 제국주의와 다른 점은, 첫째로 점점 커져 가는 단일한 한 제국의 야심 대신 각기 정치적 팽창과 상업적 이익을 향한 비슷한 욕구의 자극하에 경쟁하는 여러 제국들의 이론과 실천이 나타난다는 것이며, 둘째로 금융상의 또는 투자상의 이익이 상업상의 이익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324

(126) Cunow(쿠노) - 제국주의는 오늘날의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적 발전은 불가피하며 진보적이다. 따라서 제국주의 역시 진보적이다.

(132) 한편으로는 생산력의 발전과 자본축적 간의 불균형, 다른 한편으로는 식민지 분할과 금융자본의 세력권 간의 불균형을 극복하는 방법으로서, 자본주의하에서 전쟁 이외에 어떠한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제8장 자본주의의 기생성과 부후화(Decay)

(134) 금리생활자의 수입은 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국이 대외무역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의 5배에 달한다! 바로 이것이 제국주의와 제국주의적 기생성의 본질이다.

(139) 슐츠-게페르니츠; '영국 제국주의'

- 1865년에서 1898년까지 영국의 국민소득은 거의 2배로 뛰었지만, 이 기간 동안 '국외로부터의' 소득은 9배로 증가했다. 제국주의의 '공적'이 "흑인에게 근면의 습관을 훈련시키는" 데 있다면(그것은 강제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제국주의의 '위험'은, "유럽이 육체적으로 고된 노역의 부담--먼저 농업 및 광산노동, 그후에는 보다 거친 공업노동까지--을 유색인종들에게 전가시키고, 자기 자신은 금리생활자의 역할에 만족할 것이며, 아마도 그러한 방식으로 유색인종의 경제적인, 나아가 정치적인 해방으로 향하는 길을 닦으리라는" 데 있는 것이다.

(141) 엥겔스가 마르크스에게, 1858. 10. 7

- 영국의 프롤레타리아트는 사실상 갈수록 부르조아지화되어 가며, 그 결과 전세계에서 가장 부르조아적인 이 나라는 궁극적으로 부르조아지와 아울러 부르조아적 귀족과 부르조아적 프롤레타리아트를 소유하는 것을 명백히 목표로 하는 듯하네. 하기야 전세계를 착취하는 국민으로서 이는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이기도 하겠지.


제9장 제국주의 비판

(149) 카우츠키 - "자본의 팽창욕구는 . . . 제국주의의 폭력적 방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평화적 민주주의에 의해 가장 잘 촉진될 수 있다"


제10장 제국주의의 역사적 위히

(161) 제국주의의 경제적 본질은 독점자본주의이다. 제국주의의 역사적 위치는 바로 그러한 본질에 의해서 규정된다. 왜냐하면 자유경쟁의 토양에서, 즉 바로 자유경쟁 자체에서 성장해 나온 독점은 곧 자본주의체제로부터 보다 높은 사회경제적 질서로의 과도형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