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봄비가 내려 온 세상이 물기를 머금고 생기가 돈다. 지난밤의 과식과 과음으로 힘들어하는 몸을 달랠 겸 동네 산책을 나섰다.
월계동과 하계동을 잇는 한내교. 월계역까지 곧바로 이어지는 부분도 얼마 전에 개통하여 하계동 주민들에게는 큰 도움일 될 듯.
다리 양옆으로 나팔꽃이 만개했다.
비 내리는 중랑천변 길. 이 때였을까, 아직도 내 삶에 꿈이 남아 있고, 그 꿈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써야할 글들, 그리고 읽어야 할 책들, 또 가고 싶은 곳들. 이런 생각들이 술이 덜 깬 내 머리를 갑자기 근거 없이 무지개빛으로 채운 것이.
비가 부슬부슬 뿌리는 가운데 오리 가족이 흐르는 물을 따라 내려가다가 머물 자리를 찾고 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부지런히 달리는 마라토너들?
멀지 않은 곳에 경춘 철교가 보인다.
대학교 때엔 성북역에서 기차를 타고 대성리, 청평, 강촌 등지로 MT를 많이 갔었지. 경춘선 숲길은 바로 옆이 번잡한 도시인데도 뭔가 보이지 않는 차단막 같은 것으로 분리된 그런 환상을 안겨주어서 좋다.
휴지통이 없는 화장실이 간 밤의 휴지로 넘친다.
전주 콩나물 국밥 집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황태콩나물국밥을 먹고 나니 속이 좀 풀리는 기분. 밥을 먹고 나오니 비가 많이 가늘어졌다.
온 길을 돌아간다.
도시 사람들도 텃밭 가꾸는 것을 좋아한다. 상추며, 깨, 배추, 쑥갓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채소들을 골고루 심어 놓았다.
지워진 3번이 궁금하다.
철교 위의 난 코스. 아래로 흐르는 물이 보여서 처음엔 좀 섬뜩했으나,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
경춘선 숲길의 출발점 혹은 종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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