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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순창 강천산, 담양호, 순창 읍내(190611) 1

by 길철현 2019. 6. 14.


대구 엄마 집에서 거의 일 주일을 보내고, 서울로 올라오던 날(화요일). 논문의 압박감은 머리를 떠나지 않지만--그래서인가, 머리가 다소 어지러운 증상이 약간 나를 괴롭히고 있다--어딘가 좀 들렀다가 오고 싶었는데, 문득 순창의 강천산이 떠올랐다. 몇 달 전에도 꼭 가봐야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었는데 그날 따라 미세먼지가 극심해 포기하고 대신에 동해안으로 간 적이 있었다. 강천산은 군립공원에 지나지 않지만, 포항의 내연산 계곡처럼 지명도는 꽤 높은 산이고, 거기다 요즈음 내 마음을 온통 사로잡고 있는 저수지가 두 군데, 그 중 하나는 산 중에 있어서, 대구를 떠나는 순간에 불쑥 떠올랐던 듯하다.


등산로 입구에서 구장군 폭포까지 개울을 따라 이어지는 주 등산로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걸을 수 있도록 등산로가 넓게 정비되어 있고 경사도도 거의 없을 정도여서 산행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산보삼아 걷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건강 증진을 위해 맨발로 걸어볼 것을 권유하는 안내문들이 여럿 있어서 나도 내려오는 길에는 시원하게 맨발로 내려왔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저수지는 두 군데 다 실망스러웠지만, 대신에 그 전날 혹은 이틀 전 정도에 내린 비로 절벽을 따라 폭포들이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구장군 폭포는 손쉽게 접하는 설악산의 토왕성 폭포의 느낌을 주어서 더욱 그랬다. (그런데, 두 줄기로 떨어져 내리는 폭포가 천연 폭포라고 보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산의 규모로 보아 그 정도의 수량으로 폭포가 떨어져 내린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텐데도, 나는 그 비경이 주는 신비감을 깨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거기다 폭포 앞에 폭포를 소개하는 안내문이 없는 것도 이상했는데, 인터넷에 조사해보니 2005년도에 조성한 인공폭포란다.)


[대구 - 12시 경]

수목원 옆 - 자동차 전용도로 - 현풍 IC - [45 중부내륙] - 고령 JC - [광주대구고속도로 12] - 지리산 휴게소 (라면 정식)


서쪽으로 오자 날은 잔뜩 찌푸린 상태였고, 지리산 휴게소에서는 반팔 차림인 내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추웠다. 차 안이 덥다는 생각을 하면서 왔기 때문에 나는 처음엔 에어컨을 세게 틀은 것인가 했다.



휴게소 한 쪽에 자리한 광한루 모형.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휴게소여서인지 음식값이 상대적으로 쌌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지리산 반야봉.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은 중간 쯤 구름 너머 어딘가에.






순창 IC - 좌회전 - 55번도로 [팔덕면] - 강천제 (이 저수지는 새로 둑을 막아서 규모를 두 배 정도 늘이고 있는 중인 듯)




중간에 메타세콰이어 길이 아름다워 사진으로 담았는데, 담고 보니 뭐 그렇다.



저수지를 지나 좌회전 한 다음 좀 올라가니, 강천산 입구다.







여성전용화장실, 씁쓸하다.





강천산에 폭포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 입구부터 폭포가 반긴다. [병풍폭포] 수량이 많지 않아서 호쾌하고 시원한 맛은 덜하지만 꽤 규모가 있다.












강천사 원경




[구장군(아홉 장군이 전쟁에 나가기 전에 이곳에서 결의를 하고 승리를 거두었다나) 폭포와 폭포를 둘러싼 아름다운 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