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을 가리켜 우리는 흔히 사오정이라고 부른다. 필자도 상대방의 말을 전혀 엉뚱하게 듣는 경우가 많아 사오정이라는 놀림을 자주 받는다. 또 한 번은 전깃줄에 앉은 제비를 참새로 잘못 보아서 상대방이 배꼽을 잡은 적이 있었다. 시각과 청각은 우리의 감각 기관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보고 듣는 것과 관련된 영어 단어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보다'라고 할 때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는 ’see, look (at), watch' 등이고, ‘듣다’라고 할 때는 ‘hear, listen (to)' 등이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보다’와 ‘듣다’의 라틴어 어근인 vis(변화형 vid, view, vy, vey)와 aud(변화형 ey)가 들어간 단어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라틴어 어근인 vis와 그 변화형들이 들어가서 사용되는 단어에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단어들도 많이 있어서 흥미롭다. 먼저 vis가 들어간 단어들을 보자. vis와 명사형 접미사인 ion이 결합하면 vision이 된다. 어원적으로 ‘보는 것’이라는 뜻을 지닌 이 vision은 현재는 1)시력 2)통찰력(비전) 3)환상 4)광경 등의 뜻으로 사용된다.
*‘The doctor said that my vision is very good(의사는 내 시력이 매우 좋다고 했다)’라는 문장과
*‘We need a man of vision as our leader(우리는 우리의 지도자로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라는 문장에서 vision이 약간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vis(u)가 형용사형 접미사인 al과 결합하면 visual(시각의)이 되고, ible(able: 가능한)과 결합하면 visible(눈에 보이는, 명백한)이 된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은 무엇일까? visible 앞에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 in을 붙이면 된다. 그러니까 invisible.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인 H. G. 웰즈의 작품 중에 The Invisible Man이라는 소설이 있다. 이때 ‘invisible man(보이지 않는 인간)'은 우리말로 그 유명한 ‘투명 인간’이 된다.
이 밖에도 visit(방문하다)는 vis와 it(가다)가 결합한 단어로 원래 ‘보러 가다’의 뜻이고, supervise(감독하다)는 super(위에서)와 vis(e)가 결합해서 ‘위에서 보다’라는 뜻이다.
*‘The students supervised the teachers taking the test(학생들이 시험을 보는 선생님들을 감독했다).’
이런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학생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vid가 들어간 대표적인 단어는 video이다. 비디오나 오디오는 우리말에서 흔히 사용되는 외래어이고, 각각 ‘VTR(Video Tape Recorder -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이나 ‘오디오 기기’를 가리키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지만 영어에서의 video와 audio는 각각 ‘영상(보는 것)’과 ‘음성(듣는 것)’의 의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사용된다.
그리고, evidence(증거)는 e(ex: 강조)와 vid에 명사형 접미사인 ence가 결합한 것으로 어원적인 의미는 ‘분명히 보이는 것’이다. provide(공급하다, 대비하다)는 pro(미리)와 vid(e)가 결합한 형태로 ‘미리 본다’는 뜻이 발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view는 ‘보다’라는 뜻의 라틴어 videre가 시간이 흐르면서 변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view는 그 자체가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1)전망 2)시야 3)견해 4)목적 등의 명사뿐만 아니라, 1)바라보다 2)간주하다 등의 동사로도 빈번하게 쓰인다.
*‘A room with a fine view(전망이 좋은 방),’
*‘The car was lost to our view(차는 우리 시야에서 사라졌다),’
*‘my view of the world situation(세계정세에 대한 나의 견해),’
*‘with no view in mind(마음속에 아무런 목적도 없이)’
등의 구절을 살펴보면 이 view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view가 접두사 re(다시)와 결합하면, ‘다시 보다’ 즉 review(재검토하다)가 되고, pre(미리)와 결합하면 ‘미리 보다’ 즉 preview(예고편, 시사회)가 되며, inter(서로)와 결합하면 ‘서로 보다’ 즉 interview(면접하다, 인터뷰하다)가 된다.
마지막으로 envy(부러워하다)와 survey(조사하다)도 ‘보다’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단어들로, 각각 en(--에)와 vy가 결합하여 ‘바라 보다,’ 또 sur(위에서)와 vey가 결합하여 ‘위에서 보다’가 발전된 뜻이다.
이번에는 어원적으로 ‘듣다’라는 뜻을 지닌 aud가 들어간 단어들을 살펴보자. 먼저 audio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음성’과 연관된 뜻으로 사용되는데, ‘audio-visual education’은 ‘시청각 교육’을 가리키는 말이다. audience(청중)은 aud(i)에 명사형 접미사 ence가 결합한 것으로 ‘듣는 것(사람)’이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고, auditorium(강당)은 aud(it)와 ‘--하는 장소’를 가리키는 orium이 결합하여 ‘듣는 장소’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배우와 가수 등의 채용을 위해 심사하는 것을 가리키는 audition(오디션)도 aud(i)에 명사형 접미사 tion이 결합한 형태이다.
aud의 변화형으로 ey가 있는데, 이 ey가 들어간 단어가 obey(--에 복종하다)이다. 그러니까 ob(--에게)와 ey가 결합하여 ‘--에게 귀를 기울이다’라는 뜻이 발전한 것이다.
*‘Obey the law or you will be punished(법을 지키지 않으면 벌을 받으리라)’는 약간 섬뜩한 문장이다.
<확인 문제>
*다음 문장을 해석하시오.
1) We need a man of vision as our leader.
2) The car was lost to our view.
3) Obey the law or you will be punished.
<정답>
1) 우리는 우리의 지도자로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2) 차는 우리 시야에서 사라졌다.
3) 법을 지키지 않으면 벌을 받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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