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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밖의영상들

하울의 움직이는 성 -- 미야자키 하야오(2004)

by 길철현 2021. 5. 27.

이 작품은 1986년에 출간된 영국 작가 다이애나 존스(Diana Jones)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인데, 소설의 내용을 충실히 따른 것이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의 스토리라인을 따라 전개하는 등 감독의 주관적 해석이 많이 들어간 영화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차이는 영화에서는 두 왕국이 대규모 전쟁을 하고 있고, 하울은 자신의 왕국을 위해 마법사로서의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것을 회피할 뿐만 아니라 전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반면, 소설에서는 전쟁이라는 요소가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가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감독의 해석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므로 영화만을 놓고 보도록 하자(어차피 소설은 읽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이 작품은 가업에 충실하며 살아가던 소녀 소피가 황야의 마녀의 오해로 90살 노파로 변하게 되는 저주를 받게 되어 집을 떠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 저주는 사실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동생의 충고처럼 가업을 이어가는 것에 만족을 못하는 소피 내면의 욕망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그녀가 노파로 집을 떠나 모험을 시작하면서 그녀는 소심하고 조용히 지내던 이전과는 달리 오히려 진취적이고 행동 또한 자기주도적인 면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그 와중에 소피는 중간중간 소녀의 모습으로 비치기도 하고, 나중에는 머리카락을 제외하고는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다). 이 영화가 누군가의 지적처럼 전체적으로 "사랑의 힘으로 두 사람이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한다면 두 사람의 만남으로 인해 하울 또한 변해간다. 뛰어난 마법사로 외모에 치중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생활을 추구하던 그가 점점 더 책임감 있는 인물로 변모하는 것이다. 가장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심장과 분리된 채로 살다가 그것을 되찾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그의 성장인 동시에 그가 어린시절에 잃어버렸던 순수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2003년에 있었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강하게 비판했고, 그래서 이 영화에는 강한 반전의식이 드러나는데, 소피와 하울의 사랑이라는 하나의 축과,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을 어떻게 끝맺음할 것인가 하는 또 다른 축을  두 시간 안에 제대로 담아내기에는 다소 버거웠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반면에 전쟁의 참혹함이나 그것의 해결은 설득력이 좀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더 나아가서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착상은 하울의 성의 문을 열고 나가면 네 개의 다른 장소로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순간적인 공간 이동인 셈인데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는 더 나아가 소피가 어린 시절의 하울을 만나는 장면을 통해 시간 이동 또한 보여준다. 

 

[Pop Corn Tree]

캘시퍼

하울의 심장 / 동심

Howl

소피

 

[Wiki]

Diana Wynne Jones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반대

 

[영사기]

늙어버린 외모와는 달리 진취적이고 솔직한 모습

두 사람이 가까워지면서 소피의 모습이 이중적

 

 

[이지군]

두 사람의 성장(두 사람의 대비)

반전적 요소가 두 사람의 사랑에 가리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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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마법사 설리먼의 말에 의해 너무나도 쉽게 해결되어 버리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