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에서 제일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언어'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좀 더 심화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언어학, 아니 그보다 언어철학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리는 "오징어와 낙지"라는 글에서 거친 대로 한 번 했다. 이제는 좀 더 꼼꼼한 책 읽기를 통해 내 생각을 가다듬어야 한다.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뭔가를 이해하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는 데에는 "애정"과 "시간"이라는 두 요소가 일단은 필수적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또한 현재의 나의 모습인데, 논문 준비의 연장선상에서 부지런히 책을 읽어나가야 할 것이다. 언어가 도대체 어떤 기반 위에서 성립하게 되었는지, 타자의 이해나 납득이 어떤 식으로 성립될 수 있었는지, 그것은 루소의 생각처럼 "감정의 공감대" 위에서 더 나아간 것인지, 이런 문제들을 데리다는 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책을 읽지 않고서는 내 생각은 좁디 좁은 내 언어의 테두리에 갇혀서 더 나아가질 못한다. 다른 한편으로 책들은 나의 기를 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기가 꺾이는 것, 주눅이 드는 것, 그것이 현재까지의 나의 모습이었다면, 변화는, 그렇다, 쉽사리 굴복하지 않고 불독과 같은, 혹은 고래 힘줄 같은 끈질김으로 물고 늘어지는 것.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아가 보는 것, 거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