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일제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기간 동안 마동수와 그의 아들 마차세, 마장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역사의 변방에 있는 인물들이지만 시대의 엄혹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아버지 혹은 그 윗대의 어른이 "독립운동"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는 이 작품 말고도 [내 젊은 날의 숲](2010)에서도 언급되고 있는데, 김훈에게 있어서 윗대 어른의 독립운동은(그것도 이름을 널리 알릴 정도의 활동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얼쩡거린 정도)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현실적으로 독립운동을 하던 당사자는 물론, 독립운동하던 분들의 자제들까지도 고생을 한다는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서 상식처럼 떠도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상식이 구체적인 인물에서 생생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각각의 시대를 어렵게 살아간, 혹은 마장세처럼 불법에 몸을 담그며 살아간 인물을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서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지는 못한다.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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