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언제나
어둠을 잔뜩 꼬나보고 있었지만
이미 그가 어둠이었다
무너져야 할 것은 그 자신이었다
꼬나보고 있는 것은 그 자신의 어둠이었다
불러줘야 하는데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다
듣지 못하는 귀는 쓸모가 없었다
울화만 치솟았다
그걸 서른일곱 해 동안
오직 건초더미로만 가지고 갔다
그가 술을 마실 줄 알았다거나
여자를 찾아갔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방화가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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