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가슴
바싹 졸이는,
맨 처음의 설레임으로
가득 찬다.
어디에서나 우리들
사이에 놓여있던
저 단단한 다리의
가냘프고 섬세한
난간으로 그렇게
매달려 있다.
출렁이는 하늘을
내려다 보는
넓은 어깨를 가진 사내의
뒷모습처럼
그렇게
서 있다.
부등켜 안고
베어 무는 서로의 얼굴로서도
채워지지 않는
유리의 빈잔이 있다.
언제나
헤죽거리며 싸늘히 웃는
저 실낱같은
밤공기의 옷고름이
스르르 풀리는,
그러한 체념의 술로도
결코 다 마실 수 없는
빈 주전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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