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문득 벼랑 두 개의 신화 속에 나오는
성곽 열리지 않는 문 48개의 창틀이 있는 방 책
갈피에 눌린 꽃 숲 속의 아이와 게 파이프와 환희
닭이 있는 환상 봉황새가 있는 풍경 풀잎과 새와
나무 나무 위에 물고기 복숭아 복숭아 속에 해바
라기와 아이 아이와 아이 가족 모두가 산을 넘는
생명들 숯과 크레용 아이들의 낙서 슬프게 담배불
붙이는 베레모 쓴 사람 걸레로 마루를 열심히 훔치
고 있는 이중섭 동숭미술관 1985. 5. 10 ~ 6. 8 붉
은 벽돌에 고삐를 맨 소가 하늘을 보고 있다 우물
물을 긷고 있었다 무명의 인적 하나가 눈을 껌벅거
리고 있었다 뿔을 허공에 박기 시작했다.
[제1회 영문과 시낭송회](198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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