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계집의 살갗처럼
달라붙는 밤
습관처럼 질겅거리던
단물 빠진 겨울이
시계 바늘에 몸을 심다.
한 겹씩 허물 벗는 어둠에 실려
녹슨 평행선 위로 흘러간다
엷어지는 하늘 위로 커가는 두려움
미처 깨지 못한 나태의 껍질
나는 또 다른 나를
새로운 겨울을 상대한다
스스로 피워야 할 봄
나의 나다움을 위한
마지막 탈락의 몸부림으로
맞이한 새벽
서울은 멀리서 떨고 있다.
[제 1회 영문과 시 낭송회]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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