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공백이 될 때
아이는 주고 다시 태어난다
탄생과 죽음의 순간
아이는 어둠을 찢고
찢어진 막 사이로 보이는
빛방울이 깨뜨려지는 바닷가로 나간다
'물결 잔잔하고 순풍이 불어오니
떠나기에 딱 좋은 걸
무엇을 향해서인지는 나도 몰라
바다가 부르는 소리를 좇아갈 뿐이야'
아이는 나미작하게 웅얼거리고
죽음의 씨앗을 실은 배를 밀어나간다
찢어진 돛을 단 배가 흘러간다
어머니의 젖은 옷고름을 뿌리친 채
배가 멀어져간다
[제1회 영문과 시낭송회](1985)
'한국시 및 감상 > 문예창작반(문창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재율 1호] 간행시 -- 내재율, 그 창간을 즈음하여 -- 오형엽 (0) | 2022.03.08 |
---|---|
[내재율 1호] 발간사 -- 이영광 (0) | 2022.03.08 |
남도행 유감 -- 이영광(84) (0) | 2022.03.07 |
겨울 이야기 -- 최성용(84) (0) | 2022.03.07 |
북한강 -- 안유수(84) (0) | 2022.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