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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이야기/고흐 시편

고호의 의자 -- 이향아

by 길철현 2022. 3. 16.

반 고호의 의자는 지겟다리 같다.

그의 몸은 거기에 등짐처럼 실릴 것이다.

 

고독한 광대뼈

치뜨는 푸른 눈

짧은 머리털

휘어진 나무 토막 같은

파이프를 물고

아를르, 프로방스, 오베르,

생 레미의 정신 병원,

알고 있는 세상의 모든 태양이 

눈부시게 솟아오르는 것을 

거기서 볼 것이다.

 

세상이 열 두 번 변하여도

흔들리지 않는 고호의 의자.

바닥과 벽 사이 의자 하나

빈센트라는 이름이 보일 뿐

텅 빈 하늘과 땅 사이

홀로 지키는,

반 고호의, 지겟다리 같은 

믿음직한 머슴 같은 

의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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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예술혼을 그의 의자에 빗대 노래한 시로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