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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호수행

파로호 5 [강원 화천군, 양구군](20220502-03) 상무룡리낚시터, 평화의 댐

by 길철현 2022. 5. 17.

- 둘째 날 

양구 시장 내 식당에서 소머리국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어제의 탐방을 이어나갔다. 전날 호수의 오른쪽을 탐방했다면 오늘은 왼쪽이었다.

양구읍내 중심가 골목

다시 403번 지방도로 박수근로를 타고 나아가다 우회전을 했는데, [베니키아KCP호텔]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아늑하고 조용한 곳인데다 숙박료가 그렇게 비싼 듯하지는 않으니 다음 기회엔 이곳에 묵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하다. 다시 공수대교를 건너 성곡로를 따라 구불구불한 성곡령을 넘었다. 

성곡령 정상
전날 들어갔던 검무정골(군량리)에서 이곳 성곡령 정상까지 생태탐방로가 나 있었다

- 상무룡리 낚시터 

 

성곡로에서 좌회전하여 상무룡리로 들어서자 멀리 파로호가 펼쳐졌다.

상무룡리 낚시터에 이르자 파로호가 다시 한 번 푸르른 모습을 뽐냈다. 물가로 내려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 주인분이신지 날더러 "사진 찍는 분"이라는 말을 했다. 괜실히 기분이 좋아졌다. 그분에게 좌측에 곶처럼 호수로 뻗어나간 곳에 등산로가 있느냐, 고 물었더니, 길은 있는데 좀 험하다고 했다. 사실 들어올 때부터 그곳을 탐방해 볼까 망설였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았고, 전날 너무 많이 걸은 탓에 몸이 무거워 아쉽지만 그냥 발길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이곳처럼 땅이 물쪽으로 뻗어나가 사행천을 이룬 곳은 전국적으로 많을 것이나, 호수나 저수지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운문호]의 공암리와 [서상저수지]이다. 

- 평화의 댐

 

다시 돌아나와 성곡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좌회전하여 조금 나아가니 이내 460번 지방도로이다. 한 30분쯤 달렸을까 [평화의 댐]이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임남댐]([금강산댐]이라고도 함)의 건설에 따른 대비책으로 만들어진 이 댐은 이후 여러 말이 많이 따랐으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사람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 댐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기억이 있다. 하나는 나는 이 댐에 물이 가득 차기를 고대하며 몇 번 찾았는데 내 기대는 번번이 빗나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이 찰 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이 댐은 '담수 기능과 발전 기능이 없는 홍수 조절 전용댐'이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지도에서 이 댐 위쪽으로 강을 따라 도로가 나있는 것을 보고 차를 몰고 올라갈 생각을 했으나 댐에서 백여 미터도 채 올라가지 않아 민통선 지역으로 군인들이 막고 있었다. 

 

[평화의 댐]에 다다랐을 때쯤 신호가 왔다. 댐 아래쪽 도로를 타고 화장실을 찾았는데, [오토캠핑장]으로 들어갔다가 관리인인 듯한 분이 보여 나오고 말았다. 거기다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의 화장실은 폐쇄된 상태였다(사실 댐 상부에도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이 있었고, 평화의 종은 댐 상부에 있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것이라 인지를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가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댐 상부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배가 아픈 가운데에도 서둘러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평화의 공원이라는 명칭과는 다르게 탱크와 박격포, 전투기 등이 있는 것이 의아했다. 거기다 계단을 올라간 곳에 자리한 [염원의 종]은 특이하게도 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나오다보니 좌측으로도 도로가 나 있었는데 [민통선]이라고 씌어져있어서 댐 상부로 이어지는 도로로 올라갔다. 급한 볼일을 마치고 나니 졸음이 솔솔 밀려왔다. 잠시 낮잠을 즐긴 다음, 예전에 군인들이 막고 있던 곳이 지금도 마찬가지인지 내려가보았다. 가는 길에 [비목 공원]이 있어서 한 번 들러볼까 하다가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내 막히고 말아 차를 돌려야 했다. 

댐 중앙에 구멍이 난 듯한 착시 현상을 불러오는 '통일로 가는 문'은 세계 최대의 트릭아트 그림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나무로 된 염원의 종

댐 하부로 이어지는 터널은 진입금지 표시도 방향 표시도 없어서 좀 망설여졌으나 일단 들어가보았다(군인들이 전용으로 이용하는 도로인가 하는 생각?). 터널은 조금 전에 들어왔던 댐 하부로 이어졌고 계속 나아가자 비수구미로 가는 길로 이어졌다.